(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얼마나 더 잘해야 할까.
오타니 쇼헤이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 겸 3번타자로 출전했다.
투수 오타니는 환상적이었다. 경기 초반 제구가 말썽이었지만, 구위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공 93개로 6이닝을 책임졌고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62km/h, 평균 구속 157km/h를 찍었다.
타석에서도 제 목을 해냈다. 오타니는 4회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쳤고 8회 2사 2루에서는 고의사구로 걸어 나갔다.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멀티 출루를 달성했다. 개막전부터 오타니는 투타 양면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그러나 오타니의 퍼포먼스는 빛이 바랬다. 1-0으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LA 에인절스는 8회 좌완 애런 루프가 역전을 허용하며 오타니의 승리가 무산됐다. 게다가 팀도 그대로 1-2 역전패를 떠안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개막전에서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투수의 팀이 패한 건 에인절스가 처음이다.
타선도 할 말을 잃게 했다. 오타니 앞, 뒤에 배치된 마이크 트라웃과 앤서니 랜던이 각각 3타수 무안타, 5번타자로 출격한 헌터 렌프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에인절스 타선은 장단 5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빈약한 공격력은 패인으로 남았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 데뷔 이래 단 한 번도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다. 에인절스는 전성기를 구가 중인 오타니와 현역 최고의 타자 트라웃 등 슈퍼스타들을 보유하고도 8시즌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에 이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주가를 높인 오타니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다. 현지에서는 이미 5억 달러 이상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오타니를 잡으려면 사실상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행보를 지켜보며 오타니와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할 시 여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론 오타니의 입장이 우선시 된다. 개막전은 정규 시즌 수많은 경기 중 단 1경기에 불과하지만, 오랜 암흑기를 겪고 있는 팀은 예년에 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