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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피홈런 1위 불명예…왜

기사입력 2011.05.27 07:54 / 기사수정 2011.05.27 07:54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의외의 불명예 1위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26일 대전 SK전서 7이닝 8피안타 6실점(자책)으로 무너졌다. 11개의 삼진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지만, 피안타와 자책점 역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 7회 집중 4실점 과정 속 야수들의 런다운 실수가 포함돼 있었지만, 어차피 이는 기본 전력이 약한 팀서 뛰고 있는 류현진이 안고 가야 할 짐이다. 오히려 눈에 띄는 건 피홈런이다. 이날도 2회초 최정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아 올 시즌 피홈런 9개로 1위가 됐다. 결과론이지만 그 홈런이 없었다면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10경기 등판했으나 절반이 넘는 6경기서 홈런을 내줬다. 단순히 가랑비로 치부하기엔 상처가 깊다.   

▲ 예전엔 안 그랬는데…

원래 류현진은 홈런을 많이 맞지 않는 투수였다. 워낙 구위와 제구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큰 타구 자체를 많이 허용하지 않았다. 2006년 30경기서 11개의 홈런을 맞은 그는 2007년 30경기서 15개, 2008년 26경기서 12개를 내준 데 이어 2009년 28경기서 19개로 데뷔 후 가장 많은 피홈런을 맞았지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작년 25경기서 11개를 허용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0경기만에 벌써 9개나 허용했다. 경기당 1개 가까이 홈런을 내준 셈이다. 똑같이 10번 선발 등판한 주키치 리즈(이상 LG)가 류현진의 뒤를 잇고 있지만 이들은 6개를 허용했을 뿐이다.

올 시즌 확실히 예전보다 큰 타구를 많이 내주고 있다. 27일 현재 류현진의 땅볼/뜬공 비율은 1.09로 최근 4년의 1.46-1.20-1.77-1.31보다 낮다. 어쨌든 타구가 뜨면 뜰수록 장타가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극강 모드를 선보였던 지난 시즌과 직접 비교한다면 구위가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지만, 데뷔 6년차가 되면서 류현진을 상대하는 타자들도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여전히 류현진의 구위는 막강하지만, 찰나의 실투조차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타자들의 적응도가 떨어진 건 아니다.



▲ 집중력 결여 

이날 한화 야수진의 연이은 수비 실책성 플레이로 류현진의 집중력이 분산됐다. 7회 4실점 속에서도 한화 야수진의 연이은 미숙한 수비가 류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이날 피홈런은 7회가 아닌 2회였다. 커브가 다소 밋밋하게 들어가며 최정에게 한 방을 맞았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볼이었으나 실투였다. 구위가 좋지 않았지만 변화구 사용 빈도를 높여 타이밍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게 이날 투구 패턴이었기에 커브가 홈런이 된 건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홈런을 맞았던 14일 대전 삼성전은 이날보다 구위는 더 좋았다. 그러나 1회 배영섭에게 일명 '차임벨 홈런'을 맞았고 1회 최형우에게도 홈런을 허용했다. 8회 진갑용에게 내준 역전 결승 투런포는 결과적으로 진갑용이 바깥쪽으로 높게 흐른 유인구를 기가 막히게 잡아당겼지만, 한편으로 류현진의 유인구가 진갑용의 눈높이와 수직이 됐던 게 사실이다. 유독 올 시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구위는 문제없음에도 한 방 허용 빈도가 늘어 평균자책점도 3.91로 다시 치솟았다.

이쯤 되면 무작정 야수의 수비 실수를 논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어쨌든 에이스는 이유를 불문하고 모든 상황을 버텨내야 하는 존재이고 류현진은 그럴 능력이 없는 투수가 아닌데 올 시즌의 이러한 양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구위는 여전히 문제가 없다. 설령 직구 구위가 보통이라도 26일 대전 SK전서 변화구 타이밍 싸움이라는 농익은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였다. 결국, 류현진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뜬금포'를 조심하는 것이다. 가랑비에 젖는 옷이 더욱 무겁고 찝찝한 법이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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