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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승부 유독 많은 삼성의 두 가지 현실

기사입력 2011.05.26 11:17 / 기사수정 2011.05.26 11:1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몹시 흥분 녹초.'

몇 시인지 묻는 게 아니다. 최근 연일 빡빡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삼성을 두고 하는 얘기다. 삼성은 지난 19일 대구 넥센전서 6-5로 승리한 후 20일 대구 두산전서 5-4로 이겼다. 21일 경기서는 두산과 수차례 리드를 주고받은 끝에 12회 접전 끝 7-7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실상 1점 승부나 마찬가지였다. 22일 경기서도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하며 5-4로 1점 차 승부를 치렀다. 24일 사직 롯데전서도 숱한 실책을 주고받으며 3-4로 패했고 이날 연장 12회 끝에 3-3으로 비겼다. 따지고 보면 최근 6경기 연속 1점차 승부를 하고 있다.

▲ 강력한 불펜이 있어서

올 시즌 삼성은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6차례의 1점 차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9승 7패. LG(9승 5패)에 이어 두 번째로 재미를 봤다. 원동력은 역시 강력한 불펜이다. 삼성은 올 시즌 구원 평균자책점이 2.33, 팀 홀드가 27개로 단연 1위다. 13세이브 불펜 평균자책점 1.27의 오승환, 0.90의 안지만과 2.73의 정현욱, 2.84의 권오준이 권혁의 공백을 말끔하게 메우고 있고 원포인트 릴리프 임현준(2.08)과 추격조 이우선(2.04)도 다른 팀에 가면 필승조로 뛰고도 남을 실력이다.

삼성 불펜은 올 시즌 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중 실제 패배는 2차례뿐이었다. 2차례는 타선이 경기 막판 다시 리드를 찾아왔다는 증거지만 어쨌든 한 명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 다른 불펜 투수가 결국 패배를 막아줬다는 뜻. 기본적인 자신의 몫을 다해내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도 이들을 철저히 돌려막기로 기용, 투구수와 이닝 관리를 해주고 있다. 박빙 승부서도 삼성이 밀리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피로는 어쩔 수 없다. 2~3점 차 이상 뒤졌을 때는 필승조에게 철저하게 휴식을 주지만 1점 정도 뒤지고 있을 때는 역전을 기대하며 등판시키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최근 6경기 연속 박빙 승부서 자주 봤던 현상이다. 사실 지더라도 경기 초반 일찌감치 큰 점수차로 벌어지면 코칭스태프의 마음은 때로는 편하다. 필승조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지거나 동점 상황서 최소한 패배를 막아주더라도 결국 승리하지 못하면 필승조는 체력소모를 할 만큼 하고, 팀으로썬 손해다. 정현욱 임현준 권오준이 연이어 투입된 데 이어 오승환이 2이닝이나 던지고도 무승부를 기록한 25일 사직 롯데전이 그 예다. 심지어 최근 선발과 불펜을 오간 안지만은 팔꿈치 미세 통증으로 25일자로 1군서 말소됐다. 최근 빡빡한 승부의 영향이 없었다고 하긴 어렵다. 결국, 2군서 조정 중인 권혁의 복귀가 앞당겨졌다.



▲ 타선이 약해서  

흔히 1점 차 승부서 자주 승리를 거두는 팀에 전력이 강하다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는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타선이 약해서 제때 뽑아줄 점수를 뽑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도 1점 승부로 끌고 가는 경향이 있다. 19~20일 넥센전과 두산전서 9회말 끝내기 안타가 연이어 터졌지만, 삼성의 공격 응집력은 여전히 리그 바닥권 수준. 팀 득점권 타율이 0.247로 7위다. 팀 득점은 4.4점으로 리그 중, 상위권 수준이지만, 정작 경기 막판 필요한 점수는 잘 나오지 않아 불펜 투수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

25일 사직 롯데전서는 7회 오정복의 동점타 이후 8~11회까지 12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으며, 12회에는 1사 만루라는 천금의 찬스를 잡고도 결승점을 뽑지 못했다. 경기 막판 정현욱 권오준 오승환의 역투가 빛이 바랜 순간이었다. 최근 6경기 연속 1점 승부와 무승부 경기를 하는 동안 삼성이 7회 이후 뽑은 점수는 단 6점이다. 그것도 19일과 20일 끝내기 안타를 위해 동원된 4점을 제외하면 이날 오정복의 7회말 2타점 동점타뿐이었다. 그 사이 3경기 연속 7회 이후 무득점이었던 셈이다.

연일 1점 승부로 불펜은 불펜대로 피로가 쌓이고, 타자들은 점수를 뽑지 못해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1점 승부서 꾸역꾸역 9승을 올렸지만 명암이 공존하는 삼성이다.  

[사진=삼성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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