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인턴기자) 김민재는 '손·차·박'의 아쉬움을 풀 수 있을까.
김민재가 소속팀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매체가 그의 유럽파 선배 박지성을 인터뷰해 시선을 모은다. 박지성은 김민재가 빅 이어(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들어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투토 메르카토'는 21일(한국시간) "전설 박지성은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며 그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투토 메르카토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김민재에 대해 "비범하고, 엄청난 재능이다"이라며 극찬한 뒤 "튀르키예로 이적하며 적절한 단계를 거쳤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준비가 됐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탈리아로 바로 오지는 않았지만, 단계적으로는 오게 됐다. 결국 그는 성장했다"고 김민재가 나폴리로 온 과정을 칭찬했다.
이는 일본 J리그에서 네덜란드를 거쳐 잉글랜드 명문 맨유로 이적한 박지성 자신의 루트와 꼭 닮았다. 다양한 리그에서 쌓은 경험이 예전 박지성처럼 현재 김민재의 경쟁력에도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한 셈이다.
박지성은 이어 김민재의 현재 기량에 대해서는 "김민재는 나폴리의 기술적인 리더이자, 그가 팀의 특성을 보여준다. 그가 특별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해내고 있는 일들을 다시 호평했다.
질문은 자연스럽게 세리에A 우승 9부 능선에 다가갔고, 더불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하는 나폴리 전망으로 이어졌다.
박지성은 "안될 게 뭐 있나. 그들은 이미 세리에A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예상치 않은 활약이지만, 특별하다. 해외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나폴리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했다.
또 "그들은 공격적인 팀이며, 스타 선수와 놀라운 재능을 찾아냈다. 김민재 같은 선수 말이다"라며 나폴리는 뛰어난 안목과 공격력이 있기에 챔피언스리그를 우승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앞서 한국 축구를 세계에 빛낸 선배 '3총사' 차범근(전 수원 감독)과 박지성, 손흥민이 이루지 못한 꿈을 먼저 이룰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맨유 소속으로 지난 2008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으나 준결승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것과 달리 첼시와 결승에선 18명 엔트리에 아예 빠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성은 뒤늦게 양복 차림으로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어 한국 축구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후 2008/09 시즌과 2010/11시즌 결승전엔 출전했으나 연달아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에 패해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유럽파의 아버지' 격인 차범근 감독은 1980년과 1988년에 각각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이상 독일) 소속으로 UEFA컵을 들어올리고 우승 주역이 돼 변방 한국 축구를 유럽의 중심에 알렸으나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하고는 인연이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발로 나서 활발히 뛰었지만 소속팀 토트넘이 리버풀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 역시 은메달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김민재는 나폴리 핵심 수비수여서 다치거나 경고 누적이 아니면 나폴리가 결승에 오를 경우, 출전 확률이 매우 높다. 결승전 무대를 누비면서 유럽 최고의 클럽대항전 우승까지 이루는 그림이 가능한 것이다. 우승이 실현된다면 '손·차·박'에 '김'이 추가될 확률도 높아진다.
나폴리의 챔피언스리그 다음 여정인 AC 밀란의 8강 1차전은 다음달 13일 오전 4시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