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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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뛰는 야구로 공격 야구의 길을 찾다

기사입력 2011.05.21 10:00 / 기사수정 2011.05.21 10:0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삼성은 21일 현재 46개의 팀 도루(2위)를 기록하고 있다. 본격 리빌딩이 시작된 2008년 팀 도루는 59개로 최하위였지만 2009년 125개(5위)에 이어 작년에는 158개로 3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LG 다음으로 베이스를 많이 훔치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기동력의 팀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모습. 올 시즌 첫 4연승 원동력도 기동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빨라졌지만…

삼성에는 발 빠른 야수가 즐비하다. 그러나 기동력을 이끄는 젊은 야수들은 대부분 1군 풀타임 경력이 2~3년가량이다. 최근 테이블 세터로 출장하는 배영섭 이영욱과 주전 유격수 김상수가 그들이다. 1군 경력은 꽤 있지만,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는 조동찬도 발이 빠른 편이다. 베테랑급으로는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강명구가 현재 100% 도루 성공률을 자랑한다.

그런데 단순히 도루 개수가 많다고 해서 기동력이 위협적인 팀으로 불리는 건 아니다. 도루도 10점 차 이상에서는 의미가 없듯이 경기 상황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때로는 도루를 자제한 채 기민한 스킵 동작으로 투수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려 대량 득점을 노리는 게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사실 삼성 젊은 야수들은 전반적으로 아직 경기 전체를 읽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인지 삼성의 팀 도루 성공률은 69.7%로 리그 4위다. 빠른 발이 상대 팀에 아직 엄청난 위압감을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도루뿐 아니라 투수의 구위, 타구의 질, 상대 수비수의 플레이, 점수 차 등 경기 상황과 흐름에 따라 상대팀에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를 잘하는 팀이 진짜 기동력이 좋은 팀이다. 과거 SK나 두산이 기동력이 좋았던 진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센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젊은 타자들의 타격 성장세 둔화로 출루 확률 자체가 들쭉날쭉해 주루 능력 과시 기회를 많이 얻지도 못했다. 특히 올 시즌 초반에는 더더욱 심했다. 



▲ 공격 야구의 길을 찾다

삼성은 올 시즌 류중일 감독이 부임하면서 공격 야구를 외쳤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팀 홈런은 27개(2위)이지만, 팀 타율은 0.247(6위)이고 팀 득점은 작년의 경기당 5.1점에서 올 시즌 4.4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냉정하게 볼 때 최형우를 제외하고는 확실한 홈런타자로 성장할 기미를 보이는 젊은 타자가 없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공격이 좀 잘 풀렸지만. 전체적으로 득점 찬스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득점을 뽑아내는 응집력도 아직은 2% 부족한 편이다.

이런 팀 컬러에선 결국 격조 높은 기동력 야구로 득점력을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19~20일 대구 넥센전과 두산전서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가 속출했다. 19일 경기서는 상대 투수의 심리적 난조를 틈타 정신없는 연속 도루를 선보였다.

4-5로 뒤지던 9회말 선두 타자로 출루한 강명구는 배영섭이 진루타 없이 아웃되자 도루로 직접 2루까지 들어갔다. 이영욱도 흔들리는 송신영을 상대로 도루 후 첫 구에 곧바로 좌전안타를 뽑았다. 이어 박석민 타석 때 곧바로 2루를 훔쳐 순식간에 역전 찬스를 노렸다. 완전히 공황상태에 빠진 넥센 배터리는 결국 박석민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는데, 이때도 사실 짧은 타구였지만. 3루 주자 강명구가 홈으로 파고들며 이영욱이 홈으로 들어오게끔 방망이를 발로 걷어찼으며, 이영욱은 느슨한 상대 중계 플레이를 틈타 끝내기 득점을 만들었다. 순도 100% 도루와 주루 센스가 빛났다.

20일 두산전 2-3으로 뒤진 무사 1,2루서는 2루 주자 진갑용의 주루가 빛났다. 강명구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에서 스킵이 지나쳐 양의지에게 간파당했으나 두산 수비진이 머뭇거리는 사이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1사 2,3루서 배영섭의 3루 땅볼 때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사실 100% 아웃 타이밍이었고, 뛰면 안 될 상황이었지만 두산 윤석민의 송구가 본인의 옆구리에 맞아 포수 양의지가 주춤하는 사이 손으로 태그를 시도해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대단한 센스였다.

삼성은 상대 실책과 번뜩이는 주루 플레이로 니퍼트에게 4회에만 41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결국, 니퍼트는 5회 이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고 삼성은 오승환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결국 두산과의 불펜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다. 연이틀 이영욱과 강명구의 재치 있는 주루, 진갑용의 과감하고도 화끈한 주루가 삼성의 4연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삼성 공격 야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사진=강명구 이영욱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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