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트라이비 멤버들이 여섯 명의 현아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음악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의 고민이 깊어져만 간다. 포미닛, 티아라, EXID, 모모랜드 등 수많은 인기 걸그룹들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그를 둘러싼 '자기복제' 딜레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채널 등을 중심으로 신사동호랭이가 제작한 그룹 트라이비(TRI.BE) 신곡 '위아영(WE ARE YOUNG)'과 가수 현아의 '버블팝(Bubble Pop!)'을 비교하며 '표절 논란'이라 지적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가진 신사동호랭이는 해당 이슈와 관련, "트라이비의 신곡 '위아영'은 현아의 '버블팝'을 토대로 만든 곡이 맞다. 표절이나 자기복제 이슈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버블팝'은 지난 2011년 큰 인기를 얻은 신사동호랭이의 작품으로, 청량하면서도 강렬한 음악과 현아 특유의 섹시하고 밝은 에너지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 받는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사동호랭이는 '버블팝' 뮤직비디오 영상에 달린 "이때 감성 좋았지"라는 댓글을 보고 '위아영'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2010년 K팝 아이돌 음악 감성을 소환하는 동시에 트라이비 멤버들의 에너제틱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극대화시키고자 했다.
"트라이비 멤버들과 대화를 나눴을 때 '버블팝'은 추억의 노래였다. 이들 역시도 과거 '버블팝'에 맞춰 춤을 연습하고 꿈을 키웠다. '버블팝'이 갖고 있는 감성적인 요소와 트라이비의 매력을 더해 시너지를 기대했다."
뿐만 아니라 현아 혼자 소화하던 '버블팝'을 여섯 명의 멤버가 나눠 부르며 풍성함을 더했다. 신사동호랭이는 트라이비의 최대 강점인 폭넓은 음역대를 강조하며 '버블팝'과 '위아영'의 차이를 설명했다.
"여섯 명의 멤버들이 '위아영'을 부르기 위해 각기 다른 음역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멜로디를 생각했다. '버블팝'의 음악적 요소가 녹아들고, 트라이비만의 매력이 더해진 '위아영'인 것이다."
다만 트라이비에게 현아처럼 따라 하라는 강요하지 않았다고. '버블팝'이 지닌 음악적 색깔을 표현함이 목적이지, 멤버들이 현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결코 없었다는 입장이다.
멤버들 역시 각기 다른 개성으로 똘똘 뭉쳐 '위아영'을 탄생시켰고, '버블팝'과는 결이 다른 트라이비만의 에너지 넘치는 곡으로 완성된 셈이다.
"그동안 트라이비의 강점인 무대 퍼포먼스를 통해 어두운 에너지를 잘 보여줬다면 '위아영'은 지금 나이대에 잘 맞는 밝고 통통 튀는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현아가 표현한 이미지, 퍼포먼스를 강요한 적은 없다. 따로 강조하는 순간, 현아가 되어버린다면 '위아영'의 의미를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트라이비와 현아의 연결고리를 두고 일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원작자로서 두 작품의 유사성과 차별점에 대한 고민을 녹여냈지만, 각각의 고유 콘텐츠에 애정이 깊은 팬들은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
"부정적인 시선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아 이미지나 '버블팝'의 인기에 힘 입어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부정적 영향과 긍정적 효과는 한 끗 차이다. 리스크가 클 줄 알지만 그 당시 감성을 추억하고, 트라이비의 새로운 매력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라 생각한다."
"현아 고유의 이미지를 훼손할 생각은 없다. 현아를 똑같이 따라 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겠나. 어렵다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접근할 생각도 없다. 당시 성공했던 콘텐츠 인기를 빨아먹겠다는 의도도 아니다."
신사동호랭이는 끝으로 모든 이슈의 중심에는 회사와 제작자인 자신의 생각이라고 강조하며 트라이비에 대한 질책이나 비난은 말아 달라 당부했다. 트라이비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그 고민이 선명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그다.
"노래에 대한 이슈나 논란은 회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트라이비를 탓하거나 잘못했다고 질책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전적으로 회사의 문제다. 멤버들이 성장해서 좋은 결과 보여줄 때까지 계속 고민하겠다."
사진=티알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DB, 앨범 재킷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