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SM 집안 싸움에 카카오와 하이브가 가세했다. SM 경영진은 카카오와, 창립자 이수만은 하이브와 손을 잡으면서 내부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는 지난 3일 'SM 3.0: IP 전략 -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를 발표했다. 지난 SM 1.0, 2.0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휘 아래 제작이 이루어졌던 반면, 3.0은 사업 의사결정 권한을 각 디렉터들에게 위임해 IP 제작의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수만의 총괄 프로듀싱 체계에서 멀티 프로듀싱 체계로의 전환을 알린 SM에 많은 K팝 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 7일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하며 SM의 2대 주주로 올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SM의 변화는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창립자 이수만이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내홍이 드러났다. 법원이 이수만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카카오의 투자는 무산된다.
이수만이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이 드러난 시점, 하이브도 싸움에 뛰어들었다. 10일에는 하이브가 이수만의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음을 공시했다. 인수 가액은 총 4300억원으로, 하이브는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도 공개매수해 최대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수만이 엔터업계 '라이벌'로 손 꼽히던 하이브의 손을 잡으면서, 단숨에 하이브가 카카오의 지분을 넘어섰다. 이에 SM 측도 이날 "SM 3.0이 발표되자 마자, SM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뿐만 아니라 그간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하여 온 가치들까지 모두 무시하는 지분 매각 및 인수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졌다"며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고 강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내부 균열도 선명해졌다. 기업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 SM의 대다수 직원들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반면, 오랜 시간 소속배우로 있던 김민종과 작곡가 겸 이사 유영진이 이수만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김민종은 지난 5일 SM 전 직원들에게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고, 유영진 이사 측은 10일 "저 유영진은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이다. 이성수 대표께도 제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SM의 경영권 분쟁에 SM을 둘러싼 거대 기업들까지 참전하며 혼란이 가중됐다. 이에 이수만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SM, 하이브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