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춘 배우들이 총출동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관객과 만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베를린 국제 영화제 등에서 성과를 거둔 199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이다.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과 영국 작가 리 홀이 무대극으로 재탄생시켜 2014년 영국에서 선보였으며 미국, 캐나다, 일본, 남아공 등에 진출했다. 올해 1월부터 한국 초연 중이다.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정소민, 채수빈, 김유정, 송영규, 임철형, 오용, 이호영, 김도빈, 박정원 등이 출연하고 있다.
7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송한샘 프로듀서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 원작 영화가 워낙 재밌었다. 작품이 연극화된다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원작과 동일하거나 뛰어넘는 연극이라고 생각해 주저 없이 결정했다. 윌과 비올라의 사랑 이야기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꿈을 쫓는 자들의 이야기다.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서고자 하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꿈이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이 작품을 좋아했다"며 작품을 올리게 된 계기를 전했다.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은 전도유망한 극작가이자 시인 윌 셰익스피어 역을 맡았다. 열정을 잃고 고뇌하는 작가의 모습부터 뮤즈를 발견하고 애절한 사랑에 빠진 면모를 보여준다.
정문성은 “영화도 재밌게 보고 대본도 재밌게 읽었다. 오랜만의 연극인데 좋은 작품을 하게 돼 설렜다. 연습에 열심히 임했고 공연도 재밌게 하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
정문성은 상대역 김유정보다 18살 많은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우리는 배우다. 유정이도 연습실에서도 마찬가지고 무대에서 볼 때 나이가 어린 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훌륭한 배우로 내 눈에는 보인다. 나도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기 때문에 유정에게 그렇게 비쳤으면 한다.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비올라 역을 맡은 김유정은 "나 역시도 정문성 배우와 함께하는 것에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호흡할 때 그런 걸 전혀 못 느꼈다. 지금도 무대에서 서로 의지를 많이 한다. 전혀 걱정되거나 문제 되지 않는다"며 거들었다.
정문성은 "이 작품은 혼자 집에서 캐릭터를 궁리하는 게 아닌 전부 하나가 돼야 했다. 끊임없이 서로 바라보고 기대야 했다. 서로 그런 마음을 갖도록 노력했다. 다행히 참 좋은 사람들이어서 그 마음이 빨리 잡혀 장면들이 해결됐다. 극작가로서 고뇌하는 모습도 고민했다. 장면을 계속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마지막에는 잘 쓰인 작품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됐다고 느꼈다"며 만족했다.
이상이는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었다. 웃음이 끊이지 않은 연습이었다. 공연할수록 더 깊어지고 재밌어진다. 극장 오는 게 반갑고 즐겁다. 이 작품에 참여한 게 영광이고 하나가 됐다.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들과 하나가 됐고 신비로움과 사랑이 잘 이뤄진 공연이다.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고 이야기했다.
김성철은 “개막 3주 차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는 것 같아 행복하다. 공연 자체가 관객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3월 28일까지 공연하니 다들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이어 "온스테이지 시간이 2시간 10분가량은 되는 것 같다. 많은 배우들이 다 무대에 있다. 이 무대가 휑한 적이 거의 없다. 그 에너지는 팀 자체가 만들어내는 거다.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극을 만들어내고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이 과정을 연극으로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재미도 있으니 너무 흥미롭게 다가왔다. 하나의 팀이 만들어낸 작품이어서 연습 때도 어려움이 없었다. 다들 아이디어를 가져오고 공연하면서 계속 새롭고 재밌는 점이 생겼다. 22명의 배우와 많은 스태프의 노고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정소민, 채수빈, 김유정 셰익스피어의 사랑이자 부유한 상인의 딸로 당시 여성에게는 금기시됐던 연극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성 비올라 드 레셉스로 분했다.
정소민은 “연습도 정말 행복하게 했고 매회 즐겁게 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오랜 꿈이었다. 좋은 작품으로 꿈을 이뤄 행복하다. 걱정도 많았고 그만큼 설렘도 컸다. 매 연습, 공연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 데뷔 후 경험하지 못한 설레고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다. 함께하는 배우들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공식적인 연극은 처음이다. 촬영은 테이크를 다시 갈 수 있는데 공연은 그렇지 않다. 매 순간 다르고 하루하루가 다르더라. 처음에는 부담이었는데 이 시간이 지나가면 다음 공연날은 공기가 다르다. 살아있는 것에 대한 생동감을 느낀다. 매일 행복하고 즐겁고 신비롭더라. 그래서 하루하루 소중하게 여기며 공연에 임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단 한 순간도 힘들지 않았다. 연습 내내 공연을 올리는 지금도 너무 행복하고 에너지를 받고 있다. 내게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숨구멍이다. 숨이 트이는 것 같다. 그 정도로 소중하다"며 애정을 보였다.
채수빈은 “연극을 오랜만에 한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많은 배우와 함께하게 된 건 처음이어서 걱정도 되고 설렘도 있다. 즐겁게 연습했고 공연도 너무 행복하게 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채수빈은 "연극으로 데뷔했고 놓지 않고 계속하고 싶어 한다. 같은 공연이고 합이지만 매번 보러 오는 관객들도 달라지고 하는 우리도 달라지는 매력이 크다. 영화와 드라마는 각자 맡은 역할이 따로 있는데 연극은 트리플로도 하면 소민 언니, 유정이가 하는 걸 보면서 많은 걸 배우기도 하고 함께 한 인물을 연구하고 생각하고 연기하다 보니 같이 얘기 나누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그 느낌이 되는 게 좋다. 특히 이렇게 많은 베우들과 많은 사람들과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 너무 매력적이다"며 연극을 사랑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김유정은 “연극 무대가 처음이다. 모든 게 새롭고 즐거운 과정을 연습 기간에 거쳤다. 무대 올린 지 3주 됐는데 배우, 스태프와 즐겁게 공연을 올리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유정은 "연극이라는 것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 내게는 꿈같은 존재였고 큰 무대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작품 자체가 원작도 그렇고 연극으로 각색한 것도 충분히 좋았기 때문에 비올라로서의 모습을 많이 고민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했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뿌듯하다. 함께하는 모든 배우들이 다 좋으셔서 힐링을 많이 받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 "무대에 서는 게 처음이지만 작품을 준비하면서 두 달의 기간 동안 배우, 스태프들과 매일 시간을 보내며 장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게 뜻깊다. 이 시간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연습 기간 동안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이어 "무대에 처음 오르고 나서는 보통 촬영하다 보면 스태프분들도 보이고 같이 뭔가를 하는 느낌이 드는데 무대에 올랐을 때는 순간적으로 내 앞에 있는 한 사람, 옆에 있는 많은 배우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내가 하는 한마디가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고 배우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임철형과 송영규는 로즈 극장의 극장주 헨슬로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준 뒤 그 돈을 받기 위해 연극 제작에 참여하는 투자자 페니맨을 연기한다.
임철형은 “재밌고 좋은 작품임을 객관적으로 봐줬으면 한다. 동료들에게 좋은 기운을 가진 선배였으면 했다. 처음에는 빌런 같은 역할로 나오지만 작품을 사랑하고 사람을 알아가는 그 과정이 관객에게 재밌는 부분으로 다가가야 해 평소에 신뢰를 가지려고 했다. 연습실 오는 그 순간이 나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너무 순수한 사람의 모임 같은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연습하면서도 본인의 역할뿐만 아니라 서로 같이 만들어갔다. 이 팀 정말 분위기와 밀도가 좋다고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영규는 “10년 만에 무대에 선다. 관객과 호흡하는 느낌이 너무 행복하다. 매일 공연하러 오는 내 모습이 기분 좋다. 열정적인 후배 배우들과 쇼노트 제작진의 선택을 받아 하게 됐는데 정말 재밌으니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페니맨이 나라고 생각했다.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드라마, 영화하면서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들 때가 많았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짧은 커트에 하다 보니 시간도 바뀌고 많이 우울하고 힘들 때가 많았다. 어쩔 수 없이 경제적으로 돈을 좇는, 예술의 가치에 두고 연기해야 하는데 삶에 찌들어 할 때가 솔직히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병이 낫는 것 같더라. 사채업자로서 연극을 좋아하고 제작자로 우연히 참여하면서 그 사람들과 호흡하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지금도 울컥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실제 페니맨이 울고 있더라. 여기서 정화되는구나, 내가 지금 페니맨이구나 동질성을 느꼈다. 연극을 통해 치료받고 관객과 좋은 호흡을 할 수 있는 걸 느꼈다. 관객이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고 여러 감정을 느끼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감사하다"라며 울컥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3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