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유럽 클럽들의 잔치지만 정작 대회는 유럽에서 개최되지 않는다.
각 대륙축구연맹 클럽대항전 우승팀이 참가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이야기다.
지난 2일(한국시간) 알 아흘리(이집트)-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경기로 본격적인 개막을 알린 2022 클럽 월드컵은 오는 12일 결승전까지 짧은 여정을 이어간다.
2000년 브라질 대회부터 시작된 클럽 월드컵은 2001년을 끝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2005년 일본에서 재개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에서 열리는 이번이 20번째 대회이며 현재 알 아흘리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위다드 AC(모로코),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시애틀 사운더스(미국), 플라멩구(브라질)가 참가 중이다.
특이한 점은 최다 우승 대륙에서 단 한 번도 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럽이 14회로 2위 남미(4회)보다 3배 더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대회를 개최한 적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유럽의 잔치였음에도 지금까지 유럽에서 개최된 적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유럽에서 개최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1년 2회 대회가 스페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FIFA의 재정 문제와 참가 클럽간 이견으로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
개최 기회가 있었던 스페인에서는 재정 문제가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유럽은 클럽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없다. 2001년 기회가 있었지만 대회 스폰서 업체가 파산하면서 무산됐다"면서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유럽에서 개최할 만한 스폰서가 등장하지 않았고, 유럽 팀들도 이 대회에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면 일본은 이 대회를 8번이나 개최했다. 도요타가 대회 주요 스폰서 중 하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일본 외에도 UAE, 카타르, 모로코 등 중동 아랍 국가에서 대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보통 12월에 개최되는 대회 특성상 유럽 팀들은 시즌 도중 이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앞으로도 유럽에서 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FIFA는 2025년부터 클럽월드컵 참가팀을 32개팀으로 확대하고 유럽에서 개최하기를 원했지만 UEFA(유럽축구연맹)이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