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래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황희찬이 축구종가 영국에서 '설날'과 '한글'을 확실히 알렸다. 태극마크의 자격을 확실히 증명했다.
황희찬은 2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뒤 전반 45분을 소화하고 교체아웃 됐다.
맨시티가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는 등 워낙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울버햄프턴이 밀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결과와는 별도로 황희찬은 큰 화제가 됐다.
중국인 구단주를 두고 있는 울버햄프턴이 한국의 설날, 중국의 춘절에 맞춰 토끼가 새겨지고, 울버햄프턴 선수들 개개인의 한자 이름이 새겨진 재킷을 준비해 경기 전 그라운드에 입고 나오도록 한 것이다.
토끼 그림 아래는 중국어로 '신춘쾌락', 즉 '춘절을 잘 보내라'는 인사말도 넣었다.
우리로 따지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같다.
하지만 황희찬은 달랐다. 이날 중계에서 황희찬은 동료들과 달리 한자 이름 대신 한글로 '황희찬'을 영국에서 유행하는 투박한 한글로 새겼다.
한자 이름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한글을 통해 한국 국가대표의 명예를 드러낸 것이다.
마침 대영박물관이 설을 맞아 '한국 음력 설(Korean Lunar New Year)'이라고 표기해 한국인들의 지지를 받고(지금은 중국 춘절로 수정) 논란이 된 것을 고려하면 황희찬의 행동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황희찬 역시 SNS를 통해 자신의 한글 이름 재킷을 올려놓으면서 '한글'이라고 써놨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글 이름이 새겨진 운동복을 입고 등장한 첫 선수가 됐다.
사진=AP, AFP/연합뉴스, 황희찬 SNS, 울버햄프턴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