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2022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양창섭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즌 첫 경기부터 1300일만의 선발승, 그리고 선발 2연승. 양창섭의 2022시즌은 부활의 해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양창섭의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또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 막판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다시 이탈했고, 8월에 다시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양창섭의 2022시즌은 1군 6경기에서 멈췄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양창섭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2019시즌 3월 팔꿈치 내측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양창섭은 기나긴 재활 터널 끝에 2020년 막판에 돌아왔지만, 2021년 허리 부상, 2022년 어깨 부상 등으로 한 시즌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부상 악령을 제대로 떨쳐내지 못했다.
지난해를 돌아본 양창섭은 "준비가 부족했다. 부상에서 회복해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조급함에 몸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서 공을 던지다보니 과부하가 걸렸다"라면서 "시즌 초반에 성적이 좋았지만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은 남아 있었고, 불안감도 있었다. 몸이 안 아팠으면 자신감 있게 던졌을 텐데 너무 조급했던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2023년 새 시즌엔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다행히 양창섭은 지난해와는 달리 통증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작년 비시즌에 공을 던질 땐 어깨 통증이 있어 불안했는데, 올해는 그런 느낌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라고 자신했다.
양창섭은 "지난해 비시즌 땐 공을 2,3주 이상 안 던지다가 갑자기 던지는 바람에 어깨에 무리가 간 것 같다. 올해는 멀리 던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가볍게 던지는 방향으로 운동 방식을 바꾸니 어깨에 무리도 안 가고 유연성도 잃지 않아서 지난해보다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웨이트 대신 유연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비시즌 훈련 방식을 바꾼 것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부상, 부상, 또 부상. 선수 본인도, 주변의 시선도 포기할 법 했지만 양창섭은 다시 일어섰다. 양창섭은 자신의 부활을 믿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리해준 트레이너들과 코치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동안 코치님과 트레이너들이 정말 많이 힘써주셨다. 길었던 재활 기간 동안 함께 연구하면서 안 아프게 던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끊임없이 격려해주면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셨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을 듣고 함께 소통하며 이겨내니까 조금씩 좋아지고 자신감이 생기더라.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팬들의 목소리도 정말 큰 힘이 됐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그 성원에 보답할 때가 됐다. 양창섭은 2023년 새 시즌엔 부상을 훌훌 털어내고 ‘오승환처럼’ 꾸준히 팀에 힘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저렇게 노력하니까 안 아프고 꾸준하게 잘할 수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오승환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목표는 풀타임이다. 안 아프고 꾸준하게 던지는 것이 목표다. 풀타임 뛰면서 꾸준히 내 공을 던질 수만 있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이젠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 토끼띠 선수들에게 물었다
Q. 올해는 나의 해! 올 시즌 잡고 싶은 두 마리 토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첫 번째는 풀타임 소화, 두 번째는 선발로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는 제가 결혼도 하고 아들도 생겨서 가장이 됐는데, 야구에선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로, 가정에선 책임감 있는 아빠가 되는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
Q. 교토삼굴(狡兎三窟),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 놓는다. 올 시즌 나의 키워드 세 가지.
"작년이나 재작년 비교했을 때보다 몸상태가 좋기 때문에 자신감이 크다. 자신감이 첫 번째 무기가 될 것 같다. 또 체인지업을 후반기부터 연습을 하고 있는데, 꾸준히 연습하니까 생각보다 좋은 것 같아서 좋은 무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세 번째는 가족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을 생각하면 큰 힘이 난다. 가족이 내겐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Q. 다음 토끼 해가 돌아오는 12년 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은?
"삼성에서 좋은 투수로, 그때까지 삼성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좋은 선수가 돼있으면 한다. 꾸준히 야구를 해서 신인들과 어린 선수들이 조금 더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베테랑 선배가 되고 싶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삼성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