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의 다년계약 소식이 전해진 뒤 '종신'이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누군가에게는 끝을 의미할 이 단어, 오지환은 오히려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LG는 지난 19일 오지환과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계약기간 6년에 보장액 100억원, 옵션 24억원으로 총액 124억원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 구단 최초의 다년계약이었다.
오지환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팀에서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히며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것 아니겠나. 건강한 몸으로 144경기를 뛸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게 가장 첫 번째였다"고 계약 당시의 감정을 얘기했다.
지난 2019년 FA 자격을 얻은 오지환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LG에 잔류했다. 당시에도 오지환의 계약은 예상보다 금액이 적은 소위 '혜자 계약'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오지환은 시즌을 거듭하며 보여준 그라운드 안팎의 모습으로 자신의 더 큰 가치를 증명했다.
올해로 만 32세, 계약이 끝나는 해의 오지환은 만 38세가 된다. 오지환은 "남들이 봤을 때는 내가 은퇴하는 계약이 되어있더라"고 웃으면서 "막상 다년계약을 하니 더 큰 꿈,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한 팀에서 야구를 오래 하고 싶고,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이다. 다들 그 나이에 끝날 것처럼 말을 하지만, 나는 아직 너무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다가올 '최고령 유격수'라는 말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지환은 '최고령'이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선수의 한계를 정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오지환은 "유격수가 순발력이 중요해 걱정을 하시는데, 나는 그 나이 먹고도 그 자리에서 뛰고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고, 이내 "최고령 유격수보다 대단한 유격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지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장 완장을 찬다. 더 이상 오지환을 팀의 기둥이라 말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 그는 팬들을 향해 "6년보다 더 많이 보시게 할 자신이 있다. 팬분들에게 더 즐거움을 드리고 싶고, 좀 더 많은 경기를 이겨서 많이 웃으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신바람 야구가 LG의 컬러니까, 최대한 잘 지키는 게 우리의 목표다. 정말 프로야구선수로서 본분을 다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LG 트윈스가 우승하는 것만 바라보고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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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