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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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없는 SK 마운드, 진짜 '상식 파괴'가 필요

기사입력 2011.05.14 10:28 / 기사수정 2011.05.14 10:28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정말 상식을 파괴해야 할 상황이다.

SK 마운드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김광현의 이탈에 이어 지난 13일 송은범마저 '팔꿈치 후방충돌 증후군'으로 1군서 말소된 건 SK 입장에서는 엄청난 충격과 공포다. 재활군에 합류한 김광현은 어깨 통증이 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지만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고, 12일 대구 삼성전서 하프 피칭하듯이 한 타자를 상대하고 물러난 송은범 역시 1군 선수단과 함께 이동할 예정이지만 1군 등록 및 복귀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둘 다 열흘 후 복귀가 보장된 게 아니다. 장기적인 시각 속에서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 상식 파괴 속 상식

SK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초반 상식을 파괴해야 강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들이 예측 가능한 길로 움직여선 승산이 없다는 뜻. SK는 그러한 점으로 볼 때 마운드에서 상식을 파괴해왔다. SK는 김광현과 송은범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때도 확실한 선발진이 완성되지 않은 팀이었다. 글로버가 건재하지만 메그레인은 들쭉날쭉한 투구로 김 감독의 신뢰를 잃었고 전병두 이승호(37번) 고효준은 불펜의 비중이 크지만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상식을 파괴했다고 해서 김 감독이 원칙을 완전히 무시한 마운드 운용을 한 건 아니었다. 경기 중반 왼손 투수를 또 다른 왼손 투수로 바꾸는 게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예를 들어 낮은 직구와 체인지업을 잘 구사하는 정우람의 투구 궤적과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던지는 전병두의 그것은 다르다.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냐 레벨 스윙을 하는 타자에 따라서도 투수를 알맞게 바꿔 왔다. 그리고 알려진 바와 다르게 김 감독은 불펜 투수들 관리를 세심하게 한다. 혹 3일 연투를 시킨다면 3일째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게 하지 않는 방식이다.

▲ 정말 상식 파괴가 필요한 시점

그런데 송은범의 부재는 '상식 파괴 속 상식'마저 파괴해야 하는 상황을 부르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김광현과 송은범의 전력 제외로 SK는 김태훈과 이승호(37)를 선발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병두의 깜짝 선발 기용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김 감독 특유의 세밀한 불펜 투수 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이 선발로 기용될 때 불펜 가용인력 부족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김 감독이 알면서도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한 게임이 하나둘씩 늘어난다면 SK도 결코 안정적인 승수 쌓기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송은범의 이탈이 SK에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그가 선발뿐 아니라 때때로 불펜마저 오갈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불펜의 핵심인 정대현과 연투가 가능한 정우람이 좋지 않은 페이스를 보일 경우 언제라도 즉시 투입 가능한 조커가 송은범이다. 선발로 특화된 김광현의 이탈은 그의 로테이션에 맞춰 대체 선발만 준비하면 되지만 송은범의 이탈로 SK는 장기적으로 선발-불펜의 연쇄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선발진에 합류할 김태훈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거나 메그레인의 난조가 계속된다면 위기는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다. 이날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하는 메그레인의 행보가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더욱이 SK 타선은 최근 확실히 흐름이 좋지 않다. 12일 대구 삼성전서 상대 실책에 편승에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고 13일 잠실 두산전서 2연승을 달렸지만 여지없이 응집력 부족 현상을 드러냈다. 그간 이러한 리스크를 최대한 막아왔던 게 SK 마운드였다. 그러나 김광현과 송은범의 복귀 기약 없는 이탈로 그러한 장점마저 희석될 위기에 처했다. 겉으로 봐선 여유있는 선두 질주 중인 SK이지만, 현 상황은 분명 위기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진정한 상식파괴가 나와야 할 시점이다.   

[사진=송은범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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