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딩엄빠3'가 모든 논란을 딛고 새 시즌으로 돌아온다.
'고딩엄빠'는 미성년자이지만 임신과 출산을 겪고 부모가 된 일반인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파격적인 소재,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보니, 논란은 시즌 1과 2에서도 끊이지 않았다.
30대 남성과 10대 여성의 임신, 어린 일반인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극적인 조작, 그루밍 범죄·청소년 임신 미화 논란 등으로 시청자 게시판을 불태운 폐지 운동까지 일었던 화제의 '고딩엄빠'. 하지만 MBN은 여러 논란 속에도 '고딩엄빠' 종영이 아닌 '고딩엄빠3' 첫 방송을 택했다.
논란에 대해 입을 열며 새롭게 탄생을 예고한 '고딩엄빠3'의 방송에 앞서, 그 동안 있던 논란들과 이에 맞설 제작진의 새 입장을 짚어봤다.
'고딩엄빠2'에는 18세의 엄마가 된 한 고딩엄마와 10살 연상의 남편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남편을 교회 선생님으로 만난 고딩엄마는 남편의 고백에 교제를 시작했고, 결국 18세에 임신을 하게 됐다.
그는 미혼모 센터에서 혼자 출산했다고 밝히며 출산 당시 남편이 오지 않았다고 밝혀 패널들의 의아함과 당황을 자아냈다. 이미 5남매를 둔 부부가 된 이들, 하지만 방송은 본질적인 만남의 문제를 꼬집기보다는 부부의 경제적 문제, 시가 식구들과의 훈훈한 분위기만을 다루며 '청소년과 성인의 임신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19세에 30세 남편과 임신·결혼을 한 부부 또한 등장했다. 11세 연하의 여성을 임신시킨 남성이지만, 제작진은 해당 부부 에피소드를 예고하며 "21세 인싸맘, 32세 아싸파파의 우당탕탕 처가살이 라이프", "시트콤 못지않은 웃음"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본방송에서도 11살 나이 차이의 부부는 웃음 가득한 가벼운 일상으로 표현이 됐고, 미성년자와 성인 부부를 예능 요소로 대하는 제작진의 태도에 대중들은 눈쌀을 찌푸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성범죄자를 성범죄자라고 하지 못하고 아빠라고 해야하냐', '출연자 중 아무도 범죄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었나', '왜 이런 경우를 방송에 소개해서 미화시키냐', '청소년 임신 권장 프로였나' 등의 거센 비판이 일었다.
결국 비정상적인 출연진 섭외와 이를 포장한 제작진의 편집·가치관에 시청자 게시판은 '폐지 요구'로 가득 찼고, 결국 '고딩엄빠' 고정 출연 중인 이인철 변호사가 직접 게시판에 글을 작성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인철 변호사는 19세에 임신한 고딩엄마와 30대 남편에 대해 "남편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제가 '서른 살이면 알 거 다 아는 나이인데, 당시 여자친구가 아직 고등학생을 만나고 임신을 시킨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남편도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반성하는 모습이다. 남편은 더욱 아내와 아내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해 잘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들의 경솔한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에게 법률적인 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다. 본인 인생을 희생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했고 소중한 생명을 낳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고딩엄빠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고, 더불어 또 다른 논란도 함께 재조명됐다. 어린 고딩엄빠 부부를 상대로 방송의 자극을 위해 제작진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던 것.
'의부증'으로 회사에 나간 남편에게 13통의 부재중을 남겨 화제가 됐던 한 출연자는 방송 후 비난을 받자 "방송이지만 너무한다"며 자신이 하지 않은 부재중 전화가 방송에 나왔다고 폭로했다.
그는 "남편한테 물어보니 제작진이 제 이름으로 저장해서 13통을 걸었다고 하더라"고 밝히며 "제작진이 제 불안을 끌어내기 위해 남편에게 술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촬영 못하겠다'고 한 걸 '아기 키우는 걸 못 하겠다'처럼 편집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딩엄빠' 측은 "출연자가 녹화하는 과정에서 할머니와 통화한 것이 남편이랑 통화한 것처럼 나왔다며 수정을 요청해 방송에서 제외한 부분이 있었을 뿐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 조작 방송에 대해선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상호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의 행동에 대해 제작진이 별도의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 '오해로 벌어진 일'이라며 일축했다.
이 논란은 앞선 논란과는 별개로 비정상적 부부의 예능 요소가 아닌 어린 일반인 부부의 자극적인 상황 연출로 방송을 꾸몄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고딩엄빠'는 다방면의 논란으로 끊임없는 화제를 만들어냈다.
이래서일까. MBN은 '고딩엄빠'를 포기할 수 없다. 결국 '고딩엄빠3'으로 새 시즌이 돌아왔고, 제작진은 논란에 맞서기 위해 첫 방송을 앞두고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그들의 임신이나 육아를 지지하거나 미화시켜 그들을 포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은 확실히 지적하고 따끔한 질책과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고딩엄빠들이 좀 더 성숙한 부모가 되길 바라고 시청자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어 불편한 지적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는 제작진은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출연자들에게 질책과 쓴소리를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보다 다양한 전문가 패널들을 구성해 냉철한 지적과 충고를 가감 없이 다루려한다"고 덧붙였다.
'고딩엄빠3' 측은 "부모들이 외면하고 싶어 했던 청소년기의 이성 교제와 성관계의 실태에 대한 실질적인 문제들을 조명하겠다"며 시청자들이 응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과연 모든 논란을 딛고 새로 돌아온 '고딩엄빠3'은 시청자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였을였나, 논란을 다시 키울 것인가. 대중은 민감한 미성년자들의 '성(姓)'을 다루는 프로그램인만큼, 객관적인 시각으로 지켜보며 판단하는 태도가 절실한 시기다.
사진 = MBN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