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9년 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선 팝 가수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 내한 공연이 분노와 열광 속 치러졌다.
마이클 볼튼은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 공연 '앙코르, 마이클 볼튼 라이브 인 서울(Encore, Michael Bolton Live in Seoul)'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당초 지난해 11월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 이후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따라 연기를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 이후 약 9년 만의 내한 공연인 만큼 국내 팬들의 기다림은 최고조에 달했다.
또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내한 공연에는 가수 유미, 정홍일이 첫째날 게스트로 함께하고, 소향과 K2 김성면이 둘째날 게스트로 나선다고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레전드 보컬리스트 마이클 볼튼과 국내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함께하는 공연을 즐기고 싶은 음악 팬들의 관심은 높아졌고, 공연 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공연 시작과 함께 분위기는 반전됐다. 당초 게스트로 알려진 유미와 정홍일은 이날 마이클 볼튼 무대에 앞서 진행, 약 100분의 공연을 펼쳤다.
당초 100분 러닝타임을 예정한 공연인 만큼 관객들의 분노는 커졌다. 이에 객석에서는 "마이클 볼튼 오는 거냐, 안 오는 거냐" "완전 사기다" 등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개인 채널 등을 통해 실시간 현장 상황이 공유되면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제작사 KBES 측이 제공한 공연 셋리스트에 따르면, 유미는 '별' '바람기억' '컴백홈'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사랑은,,,죽었다' 등 5곡을 부를 예정이었다. 이어 정홍일은 'rains' '나를 외치다' '모난 돌멩이' '숨쉴 수 있다면' 'secret sunshine' 'days in the dark' '하늘을 달리다'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 8곡의 무대를 계획했다.
끝으로 마이클 볼튼은 'stand by me' 'To love somebody' 'Dock of Bay' 'Said I love you' 'To make you feel my love' 'How am I supposed to be without you' 'When A man loves a woman' 'How can be lovers' 'Steel bars' 'soul provider' 등 10곡을 예정했다.
셋리스트만 살펴봐도 게스트 무대라기보다 세 아티스트의 합동 무대에 가까울 정도. 결국 '마이클 볼튼'이라는 세계적인 팝 거장을 앞세워 관객몰이에 성공했지만 '내한 공연'이란 타이틀을 달기에는 무리수가 크다는 비난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마이클 볼튼의 완성도 높은 무대는 압도적이었다. 나이를 잊은 전설의 보컬리스트가 펼치는 퍼포먼스는 오랜 기다림마저 잊게 만들 만큼 황홀했고 찬란했다.
하지만 그 어떤 설명 없이 막연히 기다리기에 관객들은 이미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게스트 공연 도중 자리를 비우거나, 엎드려 잠을 자는 모습도 발견됐다.
제작사 측은 결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남겼다. 이날 공연 시작이 지연된 부분, 게스트들의 무대가 100분 가까이 소요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지만 이날 현장에 있던 관객들의 이해를 완벽하게 구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이클 볼튼 내한 공연은 오늘(15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공연에는 소향, K2 김성면이 게스트로 함께할 예정이다. 과연 둘째날 공연은 마이클 볼튼 내한 공연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무대 진행과 구성으로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KBES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