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FA(자유계약) 시장이 열리고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11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의 개인 SNS에 올라온 사진 한장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사진 속 박 회장은 한 식당에서 이승엽 신임 감독, 양의지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진과 함께 덧붙인 '웰컴백 양사장' 이라는 문구는 물론 구단주가 직접 FA 최대어 양의지와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양의지의 두산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다.
사진은 빠르게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이미 온라인상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뒤였다. 이튿날 양의지는 6년 총액 152억 원에 도장을 찍고 두산으로 돌아왔다.
양의지는 11일 두산 입단식이자 복귀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의 요청으로 단 둘이 식사하는 자리였지만 박정원 구단주가 합류했고 두산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양의지는 "원래 감독님과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회장님께서 갑자기 오셔서 몹시 당황했다"며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모를 정도였다. 회장님께서 예전부터 내게 한번 밥을 사주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를 많이 좋게 생각해 주셨는지 (두산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해주셨고 일단 알겠다고만 말씀드렸다. 저도 회장님과 사진을 찍고 싶어서 찍었는데 그렇게 크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계약서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이 SNS에 올라와 당황했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기자회견 내내 박정원 회장을 향한 고마움을 거듭 나타냈다. 4년 전 첫 번째 FA 자격 취득 당시 NC 다이노스로 이적하고 2020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우승을 당시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두산 복귀가 이뤄진 배경에는 구단주의 진심과 정성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걸 강조했다.
좋은 대우를 받고 돌아온 만큼 양의지는 '몸값'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두산이 지난해 9위에 그치며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곧바로 반등할 힘이 있는 팀이라고 믿고 있다.
양의지는 "캠프 기간 동안 두산 투수들의 공을 모두 다 받아보고 싶다. 특정 선수가 아닌 팀 투수진 전체 기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며 "구단에서 저를 믿고 큰 계약을 해주셨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