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12 07:34 / 기사수정 2011.05.12 07:34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홈런에 울었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LG 레다메스 리즈(28)에게 11일 잠실 한화전은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 이날 나머지 3개 구장의 경기가 모두 우천 취소된 가운데 한화 선발 양훈보다 매치업상 무게감이 높은 리즈에게 취재진과 야구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를 알기라도 하듯 리즈는 이날 115개의 혼신의 투구로 화답했다.
▲ 완투패…이닝 이터 기질 과시
그러나 이날 경기 후 리즈는 한화 류현진(4월 26일 목동 넥센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완투패 주인공이 됐다. 9이닝 4피안타 9탈삼진 3사사구 2실점. 하지만 완투패는 그만큼 이날 그의 투구가 가치 있었다는 뜻. 구위가 나쁘거나 많은 실점을 하고도 완투하는 투수를 찾아보긴 어렵다.
리즈는 이날 8번째 선발 등판을 했다. 앞선 7경기서 5차례나 퀄러티 스타트를 해냈다. 하지만 박종훈 감독은 일말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투구수가 너무 많아 더 많은 이닝을 끌고 가지 못하고 타자를 압도하는 맛이 약간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리즈는 입단 전 시속 160km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지만 투구가 다소 거친 감이 있고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날 전까지 7이닝 2~3자책점 이하 특급 투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커브와 포크볼을 섞어 타자들의 부정확한 스윙을 유도했다. 제구력도 좋아 사사구를 3개만 허용했다. 장성호에게 내준 9회초 통한의 역전 홈런은 포크볼이 덜 떨어진 것이었지만 전반적으로 변화구 제구가 좋아 직구의 위력마저 살아났다. 때문에 올 시즌 최다 9탈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 이날 한화 타자들은 경기 종반 변화구에 노림수를 가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때 빠른 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는 고스란히 투구수 절약으로 이어졌고 9이닝 소화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자신의 이닝이터 기질을 확인시켜줬다. 115개의 투구로도 이닝이터가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 투구수 절약
이날 리즈는 국내 데뷔 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그러나 이날 그가 완투한 걸 감안하면 투구수를 절약했다고 봐야 옳다. 실제로 그는 12일 현재 경기당 평균 6.54이닝 동안 100.25개의 공을 던졌다. 이날 9이닝 115구로 이닝당 평균 투구수가 줄어든 것일 뿐 1이닝당 15개의 투구수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면 그간 이닝 대비 많은 공을 던져왔다. 특히 4월 2일 잠실 두산 개막전과 4월 8일 대전 한화전, 4월 13일 잠실 삼성전서는 각각 이닝당 16.2개, 19개,17.5개의 볼을 던졌다.
그러나 이날 그는 이닝당 불과 12.8개만 던졌다. 32타자를 상대하며 단 3.6개의 볼만 던졌다는 뜻이다. 리즈의 이러한 경제적인 투구는 허약한 LG 불펜진에 휴식을 줄 수도 있다. 박 감독이 올 시즌 초반 리즈를 에이스로 지목했던 이유는 그가 많은 이닝을 소화해 열악한 불펜 사정을 커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날 115개의 투구수는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사진=리즈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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