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의 숨겨진 강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3일 개봉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과 '아바타: 물의 길'을 제치고 5주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바타2'의 힘에 밀려 1위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개봉일에는 박스오피스 2위를 달성했고, 이후로는 '영웅'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좌석판매율은 '영웅'을 제칠 정도로 안정적인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8일 기준 42만 관객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TVA(TV 애니메이션) 극장판 흥행 1위를 기록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215만 관객의 기록을 넘어서기는 힘들어보이지만, 역대 TVA 극장판 흥행 2위인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가 가진 66만 관객의 기록은 이번 주 내로 넘어서는 것이 확정적이다.
100만 관객 돌파를 목표로 나아가는 '슬램덩크'의 인기 요인은 원작이 나왔을 당시 이를 실시간으로 접했던 3040 세대의 결집이 큰 원동력이다. CGV 기준 예매 관객의 남녀 성비는 약 6대 4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데, 이 중 80%가 3040에 속할 정도다.
90년대 대한민국에 농구 붐을 불러온 것으로도 유명한 '슬램덩크'는 2022년 국내 스포츠계를 상징하는 키워드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기에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극중 북산고가 고교 농구 최강팀 산왕공고와 맞붙어 엄청난 투지를 보여주며 언더독의 반란을 선보이는 등의 모습이 '데프트' 김혁건의 2022 월드 챔피언십 제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과 겹쳐보이기 때문.
이와 함께 밈으로도 사용되는 '왼손은 거들 뿐',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죠? 난 지금입니다' 등의 명대사가 어우러져 팬들의 N차 관람을 이끌고 있다. 또한 강수진, 신용우, 엄상현, 장민혁, 최낙윤, 소연 등 베테랑 성우들이 더빙에 참여한 덕에 자막판 뿐 아니라 더빙판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전에 원작을 접하지 못했던 이들도 작품에 매료되었다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원작을 잘 살렸다는 등의 평가가 이어지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주목을 받으면서 인기몰이에 영향을 주고 있다.
원작자가 그대로 연출과 각본까지 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설 연휴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NEW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