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윤승재 기자) “승점 3점 이상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경기 전부터 대한항공 선수들의 필승 의지는 남달랐다. 선수들의 필승 의지를 등에 업은 대한항공은 사흘 만에 열린 리턴매치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새해 첫날 당한 셧아웃 패배 설욕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에 3-0(25-16, 25-17, 25-16)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사흘 전 패배를 설욕했다. 1월 1일 새해 첫날 OK금융그룹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10연승이 끊겼던 대한항공은 사흘 만의 리턴매치에서 승리를 거두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정지석이 17득점, 링컨이 14득점을 기록했고, 속공과 블로킹을 앞세운 김규민, 김민재의 13득점 합작도 빛을 발했다. 세터 유광우의 숨은 조력도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팀 공격성공률이 69.81%에 달했고, 블로킹 득점도 8득점으로 OK금융그룹(1개)을 압도했다.
경기 후 만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오늘 선수들이 정말 잘했다. 경기 전에 ‘(사흘 전과는) 다른 스토리를 쓸 것이다’라고 하지 않았나. 오늘 선수들이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 만난 정지석은 “승점 3점 이상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똑같은 팀에게 연패를 당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경기 전부터 집중 많이 해서 칼을 갈고 나왔는데 잘 맞아 떨어지면서 시원한 경기가 나왔다”라며 이날 승리를 만족스러워 했다.
유광우도 “저번 경기에서 너무 무기력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오늘 경기에서 ‘연패는 안된다. 이렇게 지면 안된다’라는 걸 서로가 알고 있었다”라면서 “이번 시즌 들어 제일 집중했던 경기였다. 집중한만큼 기회가 많이 와서 3-0으로 이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직전 경기 패배 이후 선수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하지만 의외로 선수들은 그날 패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광우는 “그날 경기 끝나고 지금까지 선수들끼리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각자 마음속에 칼을 갈고 이를 갈았고, 반성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우리에게 남다른 경기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지석 역시 “우리 선수들 모두 실력도 좋지만 자존심도 강하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다 아는 선수들이라 감독님께서도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라면서 “오늘 (유)광우 형도 공격수들에게 블로킹 하나라도 피해 가게 해주시려고 시프트를 하시는 게 눈에 보였고, 어제 훈련할 때도 리시브 하나 더 잘하려고 모든 선수들이 더 열심히 했다. 모든 선수들이 잘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KOVO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