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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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캐스터 출신 오현주 아나, '스포츠 메신저'로 변신

기사입력 2011.05.11 07:13 / 기사수정 2011.05.11 10: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아나운서의 매력은 전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통해 이웃집 누나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현장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KBSN의 오현주 아나운서(24)는 요즘 새로운 일에 흠뻑 빠졌다. 그동안 배구장과 야구장을 오가며 현장 소식 전달에 열중했던 그는 스튜디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KBSN의 간판 최희(25) 아나운서와 함께 야구 전문 프로그램인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최희 아나운서가 주중에 진행을 이끌어가고 주말은 오현주 아나운서가 책임지고 있다. 야구팬들에게 친숙한 프로그램의 '메신저'가 된 그는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은데 좋은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스튜디오 진행은 남자 아나운서 선배와 함께 배구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어요. 그 때는 제가 실수를 해도 선배 아나운서 분이 커버를 해주셨어요.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이끌어가야 합니다. 아나운서는 여러 가지 경험이 중요한데 이번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요."

오 아나운서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진행자가 되기 위한 오디션을 봤다. "아나운서 실력이 뛰어나서 된 것이 아니라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밝힌 그는 주말마다 야구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



기상캐스터 출신, "날씨를 다루는 것만큼, 스포츠도 매력적인 분야"

생명공학을 전공한 오 아나운서는 기상캐스터로 방송을 시작했다. KBSN에 입사하기 전, 타 방송사에서 기상캐스터로 활약했었다.

"특별하게 기상캐스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방송 쪽의 일이 하고 싶었는데 기상캐스터로 출발하게 됐죠. 일을 하면서 이 분야가 꽤 매력적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엇보다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점이 좋았어요. 스포츠 역시 날씨처럼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KBSN에 들어오기 전, 오 아나운서는 스포츠에 어느 정도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 경기를 챙겨볼 정도로 열렬한 팬은 아니었다. 일을 하면서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야구에 대해 더욱 깊이 알 수 있게 됐다.

"제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야구를 좋아하시는 여성 팬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저도 그런 친구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직업의 매력은 스포츠가 주는 재미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무조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요즘이 매우 즐겁습니다.(웃음)"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그는 처음에는 연구원이 돼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방송을 하고 싶다는 꿈은 점점 커졌고 대학교 4학년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문제점을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6개월 동안 전문 학원에 다니면서 개과천선했어요.(웃음) 처음에는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고치려고 노력했었죠. 비주얼에서는 저보다 워낙 뛰어나신 분들이 많으셔서 저는 오디오적인 부분으로 승부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오디오 발성 연습을 많이 했었어요."

이러한 초심은 지금도 남아있다. 외적인 부분보다 깔끔한 진행과 전문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것이 오 아나운서의 바램이다.



처음으로 겪었던 배구 시즌, 배운 점도 많았고 감동도 얻었다.

지난해 가을에 KBSN에 입사한 오 아나운서가 처음으로 접한 종목은 배구였다. 처음으로 배구 시즌을 경험한 그는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기사를 많이 챙겨보면서 스포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쌓고 있어요. 또한, 현장에서 감독님들이 들려주시는 말씀이 큰 도움이 되죠. 방송사의 해설 위원님들도 시즌 내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배구가 생소한 종목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은 없었다. 배구에 대해 공부할 점도 많았고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필요했다. 전문 도서를 보면서 지식의 폭을 넓혔고 현장에서 얻은 정보로 내공을 쌓기 시작했다.

스포츠 아나운서가 현장에서 감독과 선수들에게 하는 인터뷰는 경기의 요소 중 하나다. 시간을 짧지만 이 순간을 위해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며 질문지를 작성한다.

"인터뷰 시간은 지극히 짧지만 질문지를 직접 작성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팬 분들은 전문적인 지식이 워낙 많으셔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있어요. '질문이 저거 밖에 안되냐?'는 말을 듣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죠."

오 아나운서는 배구 시즌을 보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남자배구 플레이오프 3차전을 꼽았다. 삼성화재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3연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삼성화재의 가빈은 홀로 엄청난 점수를 올리면서 팀을 챔프전에 진출시켰고 우승까지 이끌었다.

"가빈 선수의 엄청난 활약이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최하위에 있었던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과정도 대단했죠.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혼을 펼쳤던 모습이 가슴이 와 닿았습니다."



어렵게 이룩한 아나운서의 꿈,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정진하고 싶다.

배구 시즌이 막바지에 돌입할 때, 오 아나운서는 야구 공부도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 러브 베이스 볼'을 진행하는 기회도 얻었다. KBSN 여성 아나운서 중, 가장 막내인 오현주 아나운서는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처럼 보였지만 '좌절의 시간'도 보냈다.

"대학 졸업 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수많은 시험을 봤지만 계속 낙방만 했어요. 좀처럼 사회 진출의 길이 열리지 않아 매우 힘들었죠. 일반 회사 취업도 도전했지만 제 뜻대로 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느낌이 들었는데 그 때의 좌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부족하구나'라고 느꼈던 오 아나운서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점점 채워나가면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방송 일을 하게 됐고 야구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스포츠팬들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섰다.

아이 러브 베이스볼에 나온 자신을 보고 꼼꼼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나는 초짜"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고 밝힌 그는 스포츠를 통해 인생도 배웠다는 말도 남겼다.

"선수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방송의 첫 번째는 생동감인데 스포츠는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의 모습을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 일을 하려면 스포츠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지식이 필요하죠. 그리고 아나운서가 갖춰야할 아나운싱도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강인한 체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웃음)"



[사진 = 오현주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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