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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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벌 혈투, 서울의 승리

기사입력 2005.04.14 07:12 / 기사수정 2005.04.14 07:12

이상규 기자

3만 143명의 많은 관중들이 입장한 서울vs수원의 상암벌 맞대결에서, 홈팀 서울이 많은 홈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올 시즌 첫승을 기록했다. 3만 143명은 올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많은 팬들이 왔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은 13일 저녁 7시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전에서, 후반 13분에 히칼도의 페널티킥골로 수원을 1:0으로 꺾었다. 4월 3일 부천전 0:1 패배 이후 10일간 컵대회 경기를 치르지 않은 서울은,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친 수원전에서 홈경기 첫 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서울은 12위에서 4계단 상승한 8위(2승1무3패)로 뛰어올라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반면 수원은 2위에서 3위(3승2무1패)로 추락했고, K리그 12경기 연속무패 달성 및 컵대회 1위 도약에 실패했다.

최광보 주심의 판정에 대한 선수들의 항의가 몇차례 벌어지거나 후반 종료 직전에 양팀 선수들의 마찰이 빚어지는 등, 그라운드는 대체적으로 과열적인 분위기 였다. 발단은 후반 11분 상황 이었다. 곽희주가 수원 문전 쪽으로 침투하는 김동진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최광보 주심이 페널티킥으로 판정한 이후, 그라운드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과열 되었다. 그 이후에도 어느 한 쪽에 불리함을 주는 판정이 여러번 내려졌다. 경기를 본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최광보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을 오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울, 수비 조직력 강화 되었다.

수원전 이전까지 컵대회 5경기에서 7골을 허용하여 최다 실점 2위를 기록한 서울은, 그동안 수비 조직력에 큰 결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서울 3백 라인의 중앙을 튼튼히 지킨 쏘우자가 떠나고 포항의 이민성이 그 자리를 맡으면서 부터, 수비 라인의 균형이 약해졌다. 컵대회 초반에는 박정석과 김치곤이 수비력을 극대화 시키지 못하자, 지난해 두터웠던 수비 조직력이 약화 되었다. 중원의 불안한 수비 운영까지 드러 나면서, 컵대회 초반에 수비에서 큰 문제점이 드러나 하위권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 서울 수비수 프랑코
ⓒ2005 FC서울
그런데 이장수 감독이 포르투갈에서 직접 영입한 31세의 노장 수비수 프랑코를 영입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데뷔전인 지난 3일 부천전에서 3백 라인의 중앙을 맡아 동료 수비수들을 원활하게 지휘하더니, 이번 수원전에서도 자신의 진가가 그대로 발휘 되었다. 서울의 약점이었던 수비 조직력 불안이, 프랑코의 맹활약을 통해 새로운 강점 요소로 전환했다.

노련한 수비수 답게, 자기팀 문전에서 침착한 수비 운영을 펼쳤다. 수원 선수들에게 쉽게 공격 허용하지 않으려는 저돌성이 발휘 되었고, 몸싸움에서도 압도했다. 3백 라인의 중앙을 지키는 선수로서, 위치선정까지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수원이 서울 문전에서 공격 펼치는 길목에 접근하면서 공격 루트를 원활하게 봉쇄했다. 중앙에서 빈 공간을 커버하면서 수비를 펼쳐, 서울 수비 조직력의 안정화를 꾀했다. 팀의 세트 피스때는 수원 문전 쪽으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프랑코가 3백 라인의 중앙을 튼튼히 지키면서, 프랑코와 함께 호흡 맞추는 이정열과 김치곤의 대인방어에도 영향을 주었다. 두 수비수는 나드손 등이 구성된 수원 삼각편대의 공격을 악착같이 저지했다. 수원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와 적극적인 수비 자세, 끈질긴 몸싸움 등을 극대화 시켰다. 이러한 수비 운영은,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세명의 수원 선수들(나드손, 김대의, 안효연)을 꽁꽁 묶는 효과를 봤다. 전반전에는 발이 느린 김치곤 쪽에서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프랑코 등이 수원의 공격 흐름을 읽고 후속 상황 대비를 위해 문전에서 수원 선수를 철저히 방어하여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3백 라인 뿐만 아니라, 중원의 수비 운영도 크게 향상 되었다. 상대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1차적으로 중원에서 상대팀 공격을 활발히 봉쇄해야 한다. 서울의 중원을 지킨 '이민성-김성재' 의 더블 보란치 조합은, 기존에 공격 지향적인 경기 운영과 대조되는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펼쳐 가면서 수원의 중앙 공격을 끊는데 주력했다. 두 선수가 주로 후방으로 처지면서, 수비수들과 함께 수원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선수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 시켰다. 수비 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수비수들의 수비 운영과 서울의 수비 조직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요소를 가져다 주었다.

서울은 후반 13분에 히칼도의 페널티킥골로 1:0으로 앞서가자, 본격적으로 잠그기에 들어갔다. 수원 수비진을 상대로 빠른 몸놀림을 여러차례 발휘했던 공격수 박주영만을 전방에 남긴채, 나머지 9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자기팀 진영으로 내려오면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컵대회 초반에 공격 축구를 펼쳤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수원전에서 만회하기 위해 실리적인 면을 드러낸 것이다.

공격수 김은중과 공격형 미드필더 히칼도까지 수비쪽으로 내려 오면서, 수원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수원 선수의 슈팅을 정면에서 몸으로 막아내고, 악착같이 따라붙고, 협력 수비 펼치면서, 수원 공격을 경기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봉쇄했다. 컵대회 초반 보다 향상된 수비 조직력을 과시한 끝에, 수원전 무실점 승리에 성공했다. 4월 3일 부천전 이후 10일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으면서, 수비 조직력을 강화된 흔적이 크게 엿보였다. 


수원의 전력, 아직 더 가다듬어야 한다.

히칼도의 페널티킥골로 서울에게 1:0으로 패했지만, 수원이 더 좋은 경기 운영을 펼쳤더라면 서울을 꺾었을지도 모른다. 올해초 김남일 등과 같은 대형선수 영입으로 K리그 최강의 전력을 갖추었지만, 그동안 컵대회 경기와 이번 서울전에서 그랬듯이 타팀들의 지나친 견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좀더 효울적으로 공격을 풀어가거나, 타팀의 발 빠른 선수들에 대한 방어를 강화했다면 더 좋은 경기 운영을 펼쳤을 것이다.

▲ 수원 공격수 나드손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격수 나드손은 이번 서울전을 비롯하여 컵대회 4경기 연속 부진에 빠졌다. 상대팀 수비수들이 몸싸움에 약한 나드손의 단점을 잘 이용하고 있어, 나드손이 상대팀 수비수들의 거센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전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 나드손은 전반 13분에 서울 문전 쪽으로 돌파하는 도중에 김치곤에 의해 안면을 맞으면서 부터, 서울 선수들의 집요하고 거친 몸싸움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이후 신경질적인 모습을 비추면서 공격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거친 압박을 받아도 꾸준히 침착하게 공격을 풀어갔다면, 공격력이 쉽게 무기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압박은 나드손만 받은것이 아니다. 나드손과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공격수 김대의와 공격형 미드필더 안효연도 서울의 집중적인 압박을 받은 끝에, 공격력에서 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공격 삼각편대를 맡는 선수들이 빠른발과 정확한 패싱력 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세 선수가 가진 장점적인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유기적이고 활발한 공격 연결이 나와야 한다. 상대팀의 밀집 수비를 공략하려면, 공격 삼각편대에서 빠른 패턴의 공격 연결이 적극적으로 이뤄저야 한다.

하지만 공격 삼각편대를 맡는 선수들은 끝내 서울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안효연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기 장악력이 약하다는 것과, 김대의의 돌파가 활발하지 못한 문제점이 서울전에서 드러났다. 공격 삼각편대는 서울의 집중적인 수비망을 뚫기에는, 힘에서 부족했다. 그래서 후반 18분에 나드손을 빼고 김동현을 투입했다. 터프한 김동현이 교체투입 초기에 서울 문전에서 서울 수비수들을 흔드는데 주력했더니, 서울이 후반 25분에 김치곤을 빼고 곽태휘를 투입 시키면서 김동현에 대한 수비를 강화하면서 김동현의 공격력이 무뎌졌다. 김동현 투입은 전력적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공격 삼각편대와 3선간의 간격이 넓은 단점도 드러났다. 간격이 넓어지면서, '김진우-김남일'의 더블 보란치 조합과 공격 삼각편대간의 전진패스가 활발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안효연이 중앙 미드필드진으로 들어오면서 활동량을 넓혔다면, 공격 삼각편대가 서울 선수들에게 고립되는 경우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3선을 통한 중앙 공격이 살아나는 이점까지 얻을수도 있었다. 좌우 윙백을 맡는 최성용과 송종국의 측면 공격이 빠르고 활발했지만,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선수들이 서울 선수들에게 막혀 측면에서의 볼 연결을 잘 활용하지 못한 문제점도 작용했다.

'김진우-김남일' 조합과 마토가 서울 공격 삼각편대의 날카롭고 위협적인 역습을 철저하게 봉쇄하지 못한 단점도 드러났다. 특히 마토는 공격 전개시의 움직임이 빠른데 비해, 박주영이 빠른 발을 통한 돌파를 저지할 때의 속도가 늦는 편이다. 이렇다 보니, 박주영에게 몇차례 돌파를 허용하면서 위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곽희주가 박주영 등의 공격을 저돌적으로 봉쇄하지 못했다면, 페널티킥 이외에 필드골로 추가실점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페널티킥을 비롯한 주심 판정의 영향으로, 후반 막판까지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펼치지 못한 부분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수원은 경기에서 패했고, 서울의 두터운 수비진을 완전히 뚫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3일 성남전 1:2 패배 이후 5~6개월 동안 경기에서 패한적이 없었던 수원은, 이번 서울전 패배를 약으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아직 컵대회 6경기 남았고, 서울전을 비롯하여 그동안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면, 앞으로는 공수에서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다. 


서울vs수원, 출전선수 명단

-서울-
GK : 박동석
DF : 김치곤(후반 25분 곽태휘), 프랑코, 이정열
MF : 김동진(후반 34분 최원권), 이민성, 김성재, 이기형(후반 0분 한태유)
AM : 히칼도
FW : 박주영, 김은중
*대형 : 3-4-1-2

-수원-
GK : 이운재
DF : 마토, 박건하, 곽희주
MF : 최성용, 김진우(후반 37분 황규환), 김남일, 송종국(후반 30분 김두현)
AM : 안효연
FW : 나드손(후반 18분 김동현), 김대의
*대형 : 3-4-1-2

서울vs수원, 주요기록

-최다 슈팅 수 : 서울 13vs18 수원
(최다 슈팅 선수 : 히칼도 4개/안효연 4개)
-최다 반칙 수 : 서울 20vs26 수원
(최다 반칙 선수 : 김은중 5개/곽희주 6개)
-관중 수 : 30,143명

4월 13일 K리그 경기 결과

-서울 1vs0 수원(득점 선수 : 후반 13분 히칼도)
-부천 2vs1 부산(득점 선수 : 전반 14분 이리네, 전반 45분 윤희준 자책골/전반 14분 김태민)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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