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도현이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김신록과 부부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해 준 추억을 떠올렸다.
김도현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9아토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인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회귀물로 김도현은 재벌가 순양그룹의 사위로 법조인 출신 시장 최창제 역을 연기했다.
지난 11월 1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꾸준한 인기 속 25일 마지막회에서 26.9%(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날 김도현은 "너무 행복한 한 달 반이었다"고 웃으며 "촬영 기간이 1년 반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 모두가 한 신 한 신 대충 찍은 장면이 없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성실하게 찍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너무 좋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나중에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아내가 말한 표현을 빌리자면 '쓰나미' 같았다. 대본이 워낙 재밌었기 때문에, 좋은 드라마로 평가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데릴사위 최창제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김도현은 순양그룹의 고명딸 진화영 역을 맡은 김신록과 함께 떄로는 티격태격하면서도 끈끈한 부부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
김도현은 "제 성격이 조금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느끼신 분들도 있겠지만, 누나와 누나 친구들 사이에서 자라서 형님들보다 누나들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실제로도 와이프가 말수가 적고 과묵하고, 제가 수다를 떨곤 한다"고 웃으며 "그런 평소의 모습도 연기할 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얘기했다.
연극 무대에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탄탄한 연기력을 펼쳐온 김도현은 "최창제를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상대의 연기를) 어떻게 잘 받을까였던 것 같다"고 운을 떼며 "연극에서 '액션, 리액션'이라는 말이 있는데 최창제는 리액션 캐릭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을 이었다.
또 "그래서 (김신록 씨의 연기를) 어떻게 받을까, 어떻게 버럭할지, 또 어떻게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일 지 수만가지 방법을 고민했다. 정말 다행히 김신록 씨가 너무나 잘 받아주셨다. 그때그때 너무 좋은 액션들을 던져주니까, 그냥 받기만 하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시즌2가 혹시나 만들어진다면 최창제와 진화영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다"고 웃어 보인 김도현은 "최창제가 진화영의 가방을 항상 들어주는데, 그것은 원래 있던 설정이었다. 다소 매니저 같은 모습이라는 설정을 해주셨다. 거기에서부터 출발을 하니까 자꾸 그런 애드리브가 나왔던 것이다. 잘 살려주신 관계자 분들께도 그냥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거듭 인사했다.
김도현은 "김신록 배우와 연기한 신의 말미는 거의 다 애드리브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며 남달랐던 연기 호흡을 떠올렸다.
이어 "시작은 대본으로 해서 마무리는 애드리브로 끝났다. 김신록 배우가 '오늘 뽀뽀할까?'라고 하면 진짜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겠더라. 다리를 올린다고 하기에 그럼 그 다리를 주물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리를 주무르는 신도, 감독님이 컷을 안 해서 제가 알고 있는 온갖 안마 기술을 동원했다. 대학생 때 물리치료 수업에서 배웠던 온갖 기술을 동원했다. 고스란히 방송에 내보내주시더라"고 다시 웃었다.
몰입감 있는 연기로 호평 받았던 이성민을 보며 '연기의 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김도현은 이성민을 비롯한 '재벌집 막내아들'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놀라웠다며 "정말 연기 왕중왕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 분 한 분의 다양한 색채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연기했었다. 정말 지루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감탄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던 마지막 회 결말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도현은 "원작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 대본이 처음으로 다가왔으면 했기 때문이다. 그래야 인물을 표현하는 데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태프들도 이 방대한 분량을 드라마에 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겠나. 보편타당한 메시지를 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그 분들을 존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본다. 아쉬움과 질타도 공감하고 동의한다. 한 달 반 동안 저희 '재벌집 막내아들'이 보여준 희노애락이 앞으로 또 새롭게 제작될 드라마에 좋은 자양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진심을 전하며 "아쉬운 마음, 질타를 보내주신 것도 저희 드라마를 사랑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심을 받는 것 역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1977년 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졸업 후 1999년 연극 '오셀로'로 데뷔한 김도현은 최근까지 연극 '리차드3세'(2018), 뮤지컬 '배니싱'(2018)을 비롯해 드라마 '검은 태양'(2021), '트레이서 시즌 1,2'(2022)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SNS 자기소개글을 '대한광대'로 쓴 것에 대해 설명하며 "아직 배우라는 이름이 부끄럽다"며 연기에 대한 진지한 마음을 내비친 김도현은 "작가보다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최초 창작자가 보기에도 저것이 옳다고 느껴질 정도의 인물로 깊이 들어가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며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 = 9아토엔터테인먼트, JTBC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