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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밀란의 경쟁력'…7년만의 우승 가능했던 이유

기사입력 2011.05.08 20:58 / 기사수정 2011.05.08 21:10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AC 밀란이 7시즌 만에 세리에 A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밀란은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밀란은 승점 78점으로 남은 두 경기에 상관없이 세리에 A 우승을 확정, 통산 18번째 스쿠데토 획득에 성공했다.

애초 이번 시즌 세리에 A는 인테르와 AC 밀란, 두 밀란 형제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인테르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 반면 밀란은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으로 리그에서 순항했고 자연스레 스쿠데토를 획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 밀란의 리그 우승 원동력은 무엇일까.

짠물 수비, 빛을 발하다

밀란은 두 번의 이적시장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호비뉴, 안토니오 카사노를 영입했다.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을 대거 데려와  공격력이 더욱 강화됐으나 밀란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끈끈한 수비력에서 비롯됐다는 평이 되려 설득력이 있다. 

먼저 오른쪽 풀백 이나치오 아바테가 눈에 띄게 성장했다. 전 시즌 아바테는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풀백에 불과했다. 자연스레 수비 라인 조율에 미숙했고 대인 방어에서 단점을 보여줬다. 아바테는 빼어난 체력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하드웨어만 뛰어난 선수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아바테는 수비력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동료와의 호흡이 매우 좋아졌으며 공격 가담 시에는 적재적소에 정확한 크로스를 공급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이유로 밀란은 고질적인 단점 중 하나였던 오른쪽 풀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치아구 시우바 역시 한 단계 성장했다. 시우바는 지난 시즌 파울로 말디니의 후계자로 밀란에 입성했다. 입단 첫 시즌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말디니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한발 나아가 이번 시즌에는 수비진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알레산드로 네스타의 부재시에도 수비진을 지휘했으며, 대인 방어 능력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외에도 신입생 마리오 예페스는 부상으로 자주 결장한 네스타의 공백을 메우며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네스타 역시 부상으로 자주 결장했음에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몸소 입증, 절정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신입생의 맹활약

밀란은 지난 두 차례의 이적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앞서 밝혔듯 공격 자원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입하며 날카로운 창을 보유할 수 있었다. 또한 수비 자원으로 볼 수 있는 마크 판 봄멀과 예페스는 노장투혼을 보여줬다.

가장 빛나는 이적생은 즐라탄이었다. 세리에A의 왕으로 불린 즐라탄은 입단 첫 시즌임에도 팀에 완벽히 적응했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활용해 공격에 물꼬를 터준 것은 물론 동료와의 원활한 호흡을 통해 기회를 자주 만들어내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자연스레 밀란은 즐라탄을 중심으로 공격진을 개편할 수 있었다.

비록 후반기에 징계와 컨디션 난조 등으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전반기 밀란 최고의 선수는 즐라탄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밀란이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던 점도 즐라탄의 비중이 컸다.

호비뉴와 판 봄멀 역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호비뉴는 골 결정력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적극적이고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또한 위협적인 드리블을 통해 전방에서 직접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애초 호비뉴의 영입은 불필요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그는 예상을 깨고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밀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판 봄멀 역시 마찬가지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밀란에 입단한 그는 젠나로 가투소와 함께 중원을 활발히 누볐음은 물론 공수 연결고리 역할도 제대로 해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밀란 더비전에서는 인테르의 에이스 베슬리 스네이더르를 꽁꽁 묶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외에도 케빈 프린스 보아텡은 활발한 움직임을 토대로 밀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투박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강인한 체력을 통해 팀 공격의 꼭지점으로서 합격점을 받았다.

'강력한 경쟁자' 인테르의 자멸

지난 2006년 이탈리아 전역은 칼치오폴리 때문에 큰 충격에 빠졌다. 이러한 이유로 만년 3인자로 불린 인테르가 리그 절대 강자로 부상하며 지난 시즌까지 리그 5연패를 기록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인테르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전 시즌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기록했던 그들은 주제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로 거취를 옮김에 따라 라파 베니테스라는 새로운 감독을 맞이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전술과 라커룸 분위기 등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며 자멸했다.

해결책으로 레오나르두 감독을 영입했지만, 그 역시 수비 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클라렌세 세도르프, 가투소, 판 봄멀이 노장 투혼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중원을 구성했고, 알레샨드리 파투 역시 부상과 상관없이 빼어난 결정력을 보여주며 밀란 공격의 마침표를 찍어냈다. 골키퍼 크리스티안 아비아티 역시 고비마다 선방을 보이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사진= 리그 우승에 성공한 밀란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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