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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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본프레레호 주전 경쟁

기사입력 2005.04.01 11:48 / 기사수정 2005.04.01 11:48

이상규 기자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거둔 지금까지의 성적은 2승1패로 A조 1위를 기록 중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3월 30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뒤에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승점 6점을 확보하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문제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승점 6점을 확보하려면, 2번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

오는 6월 3일과 9일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와의 원정 2연전을 치러야 한다.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사실상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선수차출 규정상 5월말에 차출이 가능하다. 5월말에는 우즈베키스탄전 선전을 위해, 평가전을 치르면서 전력을 점검할 것이다. 실제로 5월말에는 A매치 경기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본프레레호의 주전층은, 지금까지의 주전층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현 국가대표 중에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은데다, 오는 6월에는 네덜란드에서 세계 청소년 대회(U-20)가 벌어지는 변수가 있다. 그리고 부상 선수의 회복 등도 고려할 수 있는 요소다. 사실상, 앞으로 주전 구성의 변화가 불가피 해졌다. 이운재가 꾸준히 주전 골키퍼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포지션에서는 치열한 주전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국가대표팀에 다시 합류하거나 새로 등용되는 선수들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3백 라인, 변화 불가피

3백 라인은 타 포지션에 비해 상당한 변화가 필요한 곳이다.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의 전력은 차츰 좋아지고 있지만, 불안한 3백 라인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본프레레호가 제 색깔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 보다도 3백 라인의 선수층 변화가 필요하다.

▲ 수비수 곽희주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일단 김진규는, 청소년 대표팀(U-20)의 일원으로서 세계 청소년 대회에 차출되기 때문에 당분간 국가대표팀에서 볼 수 없다. 유상철은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봤듯이, 수비수보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 펼쳤다. 그동안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한 박재홍은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를 기준으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부진했다. 유경렬, 박동혁, 김진규는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2%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

김진규와 유상철이 수비수 명단에 빠지면(유상철은 미드필더 명단 포함 가능성 있음), 2명 정도 새로 합류할 수 있다. 박재홍 등도 앞으로 국가대표 합류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본프레레 감독이 그동안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등을 관전했고, 5월말 소집 이전까지도 경기를 관전하면서 수비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것이다. 특히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치는 수비수를 국가대표에 등용시킬 것이다.

특히 유경렬 등과 함께 지난해 K리그 BEST 11 DF 부문에 선정된 곽희주의 합류 가능성이 높다. 수원 3백 라인의 왼쪽과 오른쪽을 두루 소화하는 곽희주는 강력한 몸싸움과 높은 점프력을 발휘한 제공권 장악능력, 상대팀 공격수를 적극적이고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려는 대인 방어에 강하다. 아직 국가대표 발탁 경험이 없지만,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이 돋보이는 터프한 스타일의 수비수다. 용병 수비수들에 밀려 수원의 벤치를 지키고 있지만, 조성환의 기량은 곽희주와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올해초 미국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 되었던 오범석의 재등용 가능성도 충분하다. 본프레레호가 구사하는 3-4-3 대형의 오른쪽 윙백 보다는, 소속팀 포항에서 검증 되었듯이 3백 라인의 오른쪽을 튼튼히 지키는데 능한 선수다. 안정적인 위치선정과 공간 장악력에 능해, 상대팀 공격을 지능적이고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데다, 공격 전개시에는 오버래핑을 펼치면서 공격진을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이어주는 장점도 갖추었다. 포항 3백 라인의 왼쪽을 튼튼히 지켜왔던 김성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 밖에 광주의 박요셉과 박용호, 서울의 이정열 등도 등용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수비수로서 출중한 기량을 갖춘 전남의 조병국은 그동안 긴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한데다, 1~2달 뒤에 출전이 가능하다. 기량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5월말 국가대표팀 차출이 힘들다. 5월말에 가질 평가전 등에서 기존 수비수들과 새로 합류한 수비수와의 호흡을 가다 듬은 뒤, 6월 3일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중원 주전 경쟁 치열, 송종국 합류 가능성 높아

'국가대표팀의 맏형' 유상철은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자신의 주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 펼쳤다. 그동안 수비수로서 부진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전환으로 팀내 입지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김남일의 경고누적을 메꾸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왔기 때문에, 박지성이 중앙에서 미드필더를 맡는 가정하에서 향후 김남일과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 하다. 다시 수비수로 내려갈 수 있지만, 3백 라인의 불균형과 불안한 수비력을 또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 미드필더 유상철
ⓒ2005 대한축구협회
'김남일-박지성' 또는 '유상철-박지성'의 조합, 김남일과 유상철 중에서 한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포진이 가능하다. 어느 경우든, 전력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조합이다. 박지성과의 호흡을 극대화 시켜 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김남일을 기용해야 하지만, 팀을 원활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리더십에 능한 유상철이 기용될 수 있다.

박지성이 윙 포워드로 올라갈 수 있지만, 차두리 등과 같은 여러명의 윙어 들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로서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점을 고려하면 포지션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반면 김두현과 김상식의 팀내 입지는 유상철의 가세로 좁아질 전망이다.

최근들어 주전 왼쪽 윙백 김동진의 활약도가 저하되기에 이르렀다. 올해초까지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앞세워 왼쪽 공격을 활발하게 펼쳤지만, 3월에 접어들면서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고 수비에 머무려는 소극적인 경향이 생겼다. 소속팀 서울에서는 컵대회 초반 활약이 주춤했다. 만약 김동진의 기량이 5월말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주전 오른쪽 윙백을 보는 이영표가 김동진을 밀어내고 왼쪽 윙백으로 포진할 수 있다.

편도선에 이상이 생긴 박규선은 5월 중순에 소속팀 전북 경기에 출전이 가능하다. 5월말에 차출되어 원정 2연전 엔트리에 포함되기에는,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현재 수원에서 몸상태를 70~80% 끌어올린 송종국이 다시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수원에서 기량 회복중인 송종국은, 수원의 주전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피구를 족쇄같이 방어하고 맹렬한 공격을 펼친 예전의 경기 감각을 되찾고 있다.

만약 송종국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끈 '좌 영표 우 종국' 라인이 다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송종국이 차출되지 않을 경우, 포항의 문민귀 또는 수원의 최성용 등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안정환, 복귀 가능성 높다.


5월말에는 최전방 공격수와 좌우 윙 포워드를 두루 소화하는 안정환의 복귀 가능성이 높다. 현재 소속팀 요코하마에서 몸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는 안정환은, 5월달 즈음에 완전히 회복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조커로서 맹활약 펼칠 수 있지만, 충분히 주전 자리를 노려볼 가치가 있는 공격수다. 안정환이 합류하면 기존 주전 3톱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 공격수 안정환
ⓒ2005 요코하마 마리노스
특히 본프레레호의 주전 공격수 자리를 꾸준하게 지켜왔던 골잡이 이동국과의 주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안정환도 골잡이라는 점에서, 두 선수의 위치가 서로 중복된다.

안정환이 오른쪽 발목 부상을 입었던 지난해 11월 17일 몰디브전에서는, 이동국이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고 안정환이 오른쪽 윙 포워드를 맡았다. 하지만 안정환이 맡았던 자리는,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출전 징계가 풀려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주전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한 차두리와의 위치가 중복된다.

우즈베키스탄전 맹활약으로 MVP에 선정된 차두리는, 독일에서 기량을 향상 시키면서 국가대표팀의 입지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천수와 정경호 등이 오른쪽 윙 포워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활약도에서는 차두리가 더 우세하다.

그동안 줄곧 왼쪽 윙 포워드를 맡아왔던 설기현은, 여전히 자기몫을 해내고 있다. 종종 굴곡이 심했던 장면도 있었지만, 왼쪽 측면에서 한국의 공격 기회를 활발하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당분간 주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 4월10일에 4주 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하는 이천수 이외에, 정경호와 남궁도는 설기현 등에 밀려 주전 출전이 힘들 것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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