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4:45
스포츠

20승 선착 SK, 키워드는 '하루 살이와 1cm'

기사입력 2011.05.07 10:17 / 기사수정 2011.05.07 10:1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SK가 6일 문학 KIA전서 승리하며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5년 연속 20승(6패) 고지에 선착했다. 2008년과 작년에 달성했던 역대 최소경기 20승(25경기)기록보다 1경기 늦었지만 SK의 20승 선착은 올 시즌에도 본격적으로 독주 체제를 알렸다는 뜻과도 같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2위 LG도 SK와는 5경기 차이가 난다.

▲ 5년 연속 20승 선착, 2008년과 닮은 꼴? 

SK는 김 감독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07년 34경기만에 20승(12패 1무)을 돌파했다. 당시 2위 한화에 3.5경기 앞섰으나 김 감독 부임 후 가장 느린 20승 돌파였다. 2009년에도 32경기만에 20승(8패 4무)을 돌파했다. 당시 2위 LG에 고작 2경기 차뿐이었다. 결국 시즌 막판 폭풍연승을 달렸으나 KIA에 우승을 넘겨줬다. 분명 2007년과 2009년은 20승까지의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8년과 작년은 얘기가 달랐다. 단 25경기(20승 5패)만에 20승 고지에 올랐다. 2000년 현대와 함께 역대 최소 경기 20승 돌파. 작년에는 당시 2위 두산에 3.5경기 앞섰지만 2008년 당시 2위 롯데에는 무려 5경기 앞서 있었다. 따지고 보면 올 시즌 20승 선착은 가장 페이스가 좋았던 2008년과 닮은 것이다. SK는 2008년 무려 83승을 따내며(43패, 승률 0.659) 쾌속질주를 했다.

▲ 키워드는 하루살이와 1cm  

그러나 2008년 SK는 김 감독 부임 후 부상자가 가장 적었다. 김재현이 은퇴한 가운데 박경완 김강민 박재상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올 시즌과는 상황이 달랐다. 올 시즌 선두 독주 체제 구축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없으면 없는 데로 꾸려나가는 '하루 살이'야구 덕분이다.

마운드에서는 김광현과 메그레인이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이면서 선발진과 불펜진의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졌다. 그럼에도 정대현-이승호-고효준-정우람-전병두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김 감독의 용병술과 절묘하게 조합돼 최상의 결과물을 내고 있다. 올 시즌에는 37번 이승호마저 구위가 부쩍 좋아졌다.

부상자가 속출한 타선에서는 임훈 최윤석 안치용 최동수가 상황에 따라 곳곳에서 빈 틈을 메우고 있다. 김 감독은 이를 '하루 살이' 야구라고 한다. 김 감독의 관점에서는 불안한 전력 속 하루 하루 버텨나간다는 뜻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SK 야구의 요체가 된지 오래다. SK도 지난 4년간 부상자가 없었던 게 아니지만 항상 대체자를 준비해 빈 틈을 훌륭히 메워왔다.

어쨌든 이러한 선수들이 모여 어떻게든 경기를 잡아나가는 건 대단하다. 6일 문학 KIA전만 해도 KIA 선발 트레비스에 막혀 단 4안타를 뽑아내는 데 그쳤다. 분명 쉽게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적은 기회를 살려 점수를 뽑았고, 마운드와 수비에서 최악의 변수를 막아줬다. 7회초 안치용의 수비가 많은 걸 시사한다. 2-1, 1점 앞선 상황서 1사 1,2루. 안치용이 전력 후진해 '스파이더맨' 동작으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던 이범호의 타구를 걷어냈던 건 '1cm 야구'의 적중을 뜻한다.

보통 그러한 상황이라면 다소 전진수비를 한다. 경기 막판이라 안타가 나올 경우 홈으로 송구해 실점을 막으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안치용은 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기지 않았다. 오히려 우타자 이범호가 당겨치는 걸 감안해 좌측 폴대 쪽으로 '몇 걸음' 옮겼다. '스파이더맨' 수비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었다. 1차적으로 투수를 믿었고 2차적으로 '1cm 야구'가 빛을 발했다.

물론 수비 시프트는 결과론이다. 당시 안치용이 몇 걸음 앞으로 나와있었다면 이범호의 타구는 최소 2루타가 되면서 경기 상황이 급변했을 것이다. 실제 SK 역시 1cm 야구에 성공할 때도, 실패해 결정적인 패배를 당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1cm을 극복하기 위해 수비와 주루에서 비시즌 무던히도 땀을 흘렸고 실제 성과를 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1cm을 더 움직여 한 베이스를 더 가고 한 베이스를 더 막는 게 결정되는 '1cm 야구'와 '하루살이 야구'. SK가 20승을 따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달려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은 그렇게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사진=김성근 감독 SK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