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양효진이 빠졌지만 현대건설은 강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즌 첫 풀타임 경기를 치른 나현수가 있었다.
현대건설은 1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0-25, 28-26, 25-17, 29-2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13연승에 성공, 지난 시즌 자신들이 세운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을 경신했다.
‘메인 타워’ 양효진이 빠진 상황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날 경기 전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코로나19로 결장하는 악재를 맞았으나, 그를 대신해 나온 나현수가 이다현과 함께 제 역할을 다하며 공백을 잘 메웠다.
이날 나현수는 개인 최다 10득점을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블로킹 득점도 4점을 올리며 미들 블로커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8번의 속공을 시도해 4번을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 제몫을 다했다.
현대건설은 초반 양효진의 부재를 실감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2세트를 기점으로 나현수가 폭발하면서 분위기를 수습, 승리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도 나현수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강 감독은 “계속 백업에만 있다가 주전 공백을 메운다는 게 쉽지 않은데, 첫 선발로 뛴 경기에서 본인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다. 양효진이 빠졌지만 공백을 잘 메워 잘 풀어나갔다”라며 나현수와 선수들을 칭찬했다.
황민경 역시 “(양)효진 언니가 없어서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나)현수가 제자리를 잘 채워줘서 이길 수 있었다”라며 나현수를 칭찬했다.
나현수는 “갑작스런 선발 출전에 처음엔 긴장했다. 하지만 감독님부터 언니들까지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하며 힘을 불어 넣어주셨고, 우리 팀 수비와 리시브가 좋으니까 언니들이 커버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내 할 것만 하자고 하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핵심 미들 블로커 양효진의 공백을 메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현수는 마음을 비웠다. 그는 “(양)효진 언니만큼은 못한다고 생각하고, 내 할 것만 다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그 결과 팀에 중요한 승리와 대기록을 안기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한때 그는 ‘원 포인트 블로커’로서 제한적인 임무만 부여받았다. 하지만 지난 여름 트레이드가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고, 나현수는 끊임없는 노력 끝에 이날 결실을 맺었다.
나현수는 “라이트 블로킹을 주로 대비해왔다. 선배들이 많이 알려주시고 있고, (이)다현이랑 효진 언니 플레이를 보면서 블로킹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나현수는 오는 18일에 열리는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주전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효진의 격리 기간이 18일까지라 출전이 힘들기 때문. 아울러 강 감독은 “복귀 날짜보단 몸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양효진이 그동안 오래 뛰어서 휴식을 더 주려고 한다”라고 말하면서 한동안 나현수에게 기회가 더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첫 풀타임 출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나현수가 양효진의 공백을 잘 메워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수원 윤승재 기자, KOVO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