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카타르 월드컵에서 3경기를 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대표팀 차기 감독에 관해 입을 열었다.
이재성은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의 축구를 후회 없이 보여주고 왔다'라는 제목과 함께 월드컵 소감을 팬들에게 전했다.
대한민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해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재성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벤투호 중원의 핵심인 이재성은 월드컵 기간 동안 발목 부상이 있었음에도 참고 경기를 뛰어온 것으로 밝혀져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재성은 "아름다운 꿈을 꿨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꿈이었다. 아직도 꿈속의 환희와 열기가 짙게 남아있다. 이 여운을 더 느끼고 싶다. 깨고 싶지 않다. 언제 또 이런 꿈을 꿀 수 있을까"라며 월드컵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지만 깨어나야 한다. 행복했던 꿈을 뒤로한 채 난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신 이곳에 기록해두겠다.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라고 덧붙였다.
16강 브라질전에서 1-4로 패해 월드컵을 마무리해야 했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한없이 바랐던 무대에서, 원없이 노력했다. 아쉬울 수는 있어도 후회는 남지 않는 월드컵이었다. 행복한 축제였다. 정말, 후회 없이 즐겼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재성은 "벤투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더 굳건해졌다. (황)희찬이를 기가 막힌 타이밍에 투입하셨고, 희찬이의 골로 우리가 16강에 갔다. 감독님에겐 계획이 다 있었다. 한 수 앞을 바라보시는 분이었다"라며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4년 간 한국 대표팀을 이끌어 온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 연장에 관해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해 지휘봉을 내려 놓고 포르투갈로 돌아간다.
이재성은 벤투 후임 감독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뚜렷한 철학이다. 나는 벤투 감독님을 보며 ‘이렇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감독님을 위해 뛴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는 우릴 믿고 보호해주신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이어 "우리를 잘 이끌어주시는 분이 오면 좋겠다.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감독님을 너무 쉽게 선택하지 않도록,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 번이라도 더 고심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리더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 팀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걸 우리가 몸소 체험했다. 벤투 감독님이 그걸 증명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런 믿음은 중요한 순간에 특히 빛을 발한다. 포르투갈전이 대표적"이라며 "결정적인 경기에서 감독 없이 경기를 치른다고 하면, 누구나 걱정부터 한다. 우리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벤투 감독님은 코치진과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공유하셨다. 감독님이 혼자 결정한 적도 없다. 그래서 포르투갈 전에서도 불안하지 않았다"라며 "이런 믿음이 더해져 우리의 16강 진출의 꿈이 이뤄진 거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 등 차기 감독 선임에 관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선수들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야 한다는 견해도 들릴 수 있다.
이재성은 끝으로 발목 상태에 대해서는 "지금 수술한다고 완전히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수술은 미루고, 월드컵 이전처럼 관리하면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며 "다행히 너무 큰 부상은 아니고 워낙 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음을 알렸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