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포르투갈과 운명의 한판승부를 앞둔 한국 축구에 튀니지가 큰 힘이 됐다.
주전들이 여럿 빠진 프랑스를 이기면서 같은 상황에 부딪힌 벤투호에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북아프리카 튀니지는 1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우승후보 프랑스를 맞아 후반 13분 와비 카즈리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프랑스는 교체투입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후반 추가시간 골을 넣었으나 VAR을 거쳐 취소되면서 2연승 끝에 첫 패를 기록했다.
튀니지는 이날 경기에서 무조건 이긴 뒤 같은 시간 다른 경기장에서 열리는 호주-덴마크전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였다.
반면 프랑스는 2연승으로 이미 16강행을 확정지은 터라 튀니지전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행여 튀니지전에서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경고누적이 되면 16강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디에 데샹 프랑스대표팀 감독은 그리즈만과 킬리앙 음바페 등 두 공격수와 함께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선발 명단에서 빼버렸다.
프랑스는 카림 벤제마,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뤼카 에르난데스 등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아예 들지 못했거나 대회 도중 귀국,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꾸려 막강 화력으로 2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그리즈만과 음바페, 요리스 등이 빠진 튀니지전에선 확실히 전력이 떨어졌다.
선수들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어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튀니지에 밀렸다. 데샹 감독이 0-1로 뒤진 후반 중반 음바페와 그리즈만을 집어넣었으나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다만 호주가 덴마크를 1-0으로 이기고 1패 뒤 2연승을 기록, 1승 1무 1패인 튀니지를 제치고 남은 D조 16강 티켓 한 장을 거머쥐면서 튀니지의 승리도 허사가 됐다.
그러나 튀니지가 벤투호에 주는 메시지는 확실하다.프랑스처럼 우승 후보라고 해도 2연승 뒤 주전을 뺀 3차전에서 만나면 못 이길 팀이 아니란 점이다.
1무 1패인 한국 역시 2연승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쥔 포르투갈과 이틀 뒤인 2일 밤 12시(3일 0시) 프랑스-튀니지전과 같은 장소에서 H조 3차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긴 뒤 같은 시간 가나(1승 1패)-우루과이(1무 1패)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튀니지가 똑같은데, 이번 튀니지의 프랑스전 승리는 벤투호에 적지 않은 자신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은 레프트백 누누 멘데스, 미드필더 오타비우,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 등 3명이 부상으로 한국전 출전이 거의 어렵다.
게다가 주포 주앙 펠릭스와 우루과이전 멀티골 주인공인 핵심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경고 한 장을 받아 한국전에서 옐로카드를 추가하면 16강전에 나설 수 없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에서 1.5~1.7군 투입도 점쳐지는데 포르투갈의 이런 선수 구성과 소극적인 경기 자세를 역이용하면 벤투호 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EPA, AFP, Reuters/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