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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K리그 수퍼컵 우승 달성

기사입력 2005.03.02 05:07 / 기사수정 2005.03.02 05:07

이상규 기자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삼성 블루윙즈(이하 수원)가 A3 챔피언스컵 우승에 이어, 수퍼컵까지 우승을 차지했다. 3월 1일 오후 3시에 홈 구장인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의 별칭)에서 벌어진 수퍼컵에서 부산을 1:0으로 꺾은 수원은, 1999년 이후 6년만의 K리그 전관왕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1999~2000년 수퍼컵 우승 이후 5년만에 우승을 차지하여, 통산 3회의 수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골은 지난해 K리그 MVP를 수상했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나드손에게 터졌다. 나드손은 전반 28분에 안효연의 스루패스를 받고 부산 문전을 쉐도한 뒤에 결승골을 성공 시켰다. 지난 A3 챔피언스컵 부터 4경기 연속골(지금까지 7골)을 넣은 나드손은, 골잡이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불안했지만, 'One shot, One Kill(원샷원킬)' 답게 뛰어난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K리그 최강의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 받는 수원은, 홈 구장에서 상대팀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펼쳤다. 새로운 선수의 합류로 전력적인 면에서 아직 불안한 부분이 있고, 부상중인 주전 선수의 공백이 있다. 나드손의 활약이 A3 챔피언스컵 때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도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수퍼컵 우승으로, 앞으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템포축구는 수퍼컵에서도 빛났다.


차범근 감독이 추구하는 템포축구는, 지난 A3 챔피언스컵에 이어 수퍼컵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올해초 전남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을 영입한 이후, 팀 전력의 중추인 중원을 주축으로 하는 템포축구를 효율적으로 구사하게 되었다. 김남일의 맹활약 속에서, 부산의 견고한 수비진을 뚫는데 큰 효과를 봤다. 올해는 템포축구로 K리그 전관왕을 달성시킬 수 있는 희망감을, 이번 수퍼컵에서 확인 시켰다.

더블 보란치를 형성한 '김진우-김남일' 조합은, 부산의 중앙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빠른 역습으로 전개시켜, 수원의 공격 템포를 빠르게 조절했다. 김남일은 이 과정에서, 부산 선수들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를 동료 선수들에게 줄기차게 연결했다. 패스시 선수들간의 호흡이 잘 맞았고, 중원에서 선수들의 위치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제는 수원 경기력이 몸에 잘 배어졌다.

김진우는 사람들이 잘 눈에 띄지 않을 만한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했다. 김남일과의 호흡을 잘 맞추었고, 부산의 미드필드진을 장악하여 수원이 주도적인 공격 펼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안정적인 위치선정을 통해 부산 중앙 공격을 활발히 차단하는 노련한 경기력을 발휘했다. A3 챔피언스컵에서 패스 정확도가 전체적으로 부정확 했지만, 수퍼컵을 통해 개선된 것을 확인 시켰다.

측면에서는 '좌 원희 우 두현' 라인이 있었다. 성실한 자세로 경기에 임한 왼쪽 윙백 조원희는, 넓은 활동폭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통해 수원 왼쪽 측면 공격과 수비에서 눈부신 선전을 거두었다. 오른쪽 윙백 김두현은, 부산의 왼쪽 측면 공격을 잘 끊었고, 이정효 등을 악착같이 방어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정확한 볼 연결을 통해, 수원의 오른쪽 측면 공격력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두 선수의 최성용, 송종국 공백 메꾸기는 성공적 이다.


나드손의 무기는 골 결정력


나드손이 결승골을 넣어 수원의 우승을 공헌했지만, 대체적으로 경기력이 부진했다. 이안 포터필드 부산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나드손은 1골 말고는 좋은 경기를 못보였다."고 했던 것처럼, 경기 내내 맹활약 펼친 것은 아니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지만, 앞으로 수원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아직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수퍼컵에서 유감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아직 나드손은 갈길이 멀다.

나드손은 지난해 시즌에, 상대팀의 압박을 받으면 좋은 공격력을 발휘하는데 고전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 주었다. 지난 A3 챔피언스컵에서 발 빠른 선수들(김대의, 안효연)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에 뛰어난 공격력을 펼쳤지만, 이번 수퍼컵에서 부산 같은 거친 스타일의 팀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높은 탄력과 남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은 강한 근성이 있으나, 작은 신장(171cm)의 열세를 부산 수비수들에 의해 극복하지 못했다.

앞으로 수원과 상대하는 상대팀들은 나드손을 제압하기 위해, 대인방어에 능한 수비수들을 주축으로 집중적인 압박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수원이 K리그 최강의 전력으로 꼽히고, 그 중심에는 나드손이 있기 때문에, 나드손에 대한 상대팀의 견제가 강할 수 밖에 없다. 나드손의 약점이 수퍼컵에서 드러났기 때문에, 다음 K리그 경기에서도 비슷하게 고전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One shot, One kill'답게, 뛰어난 골 결정력 만큼은 상대팀을 무찌를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전반 28분에 결승골을 터뜨릴 수 있는 한방이, 거친 부산 수비진보다 더 무서웠다. 상대팀 수비진의 빈공간을 끊임없이 찾거나, 상대팀 압박 강도가 떨어질 즈음을 이용해서 골을 터뜨리는 지능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앞으로 상대팀의 거친 방어를 받아도, 천부적인 골 감각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수비 조직력 과시, 마토는 적응시간 필요


'마토-무사-조성환'의 3백 라인은, 부산의 투톱을 맡은 '루시아노-펠릭스'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펠릭스의 몸싸움이 거칠었지만, 오히려 마토에 의해 끈질긴 압박을 당하여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루시아노는 수원 수비수들과 맞닥드리면, 정면 돌파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 수비수들은 경기 내내 실점할 수 있는 고비가 있었지만, 경기 종료까지 침착하게 위기 상황을 넘기는 안정적인 수비 운영을 펼쳤다.

3명의 수비수들은, 제공권 장악능력과 몸싸움이 뛰어났다. 무사와 조성환은 이미 검증이 되었고, 수원 유니폼 입고 처음으로 경기 출전한 마토의 대인방어가 거칠다는 것을 수퍼컵에서 잘 드러났다. 부산 공격수들을 일방적으로 압도하는 강력한 수비력을 펼쳤다. 마토와 무사의 높은 신장(각각 191cm, 190cm), 조성환의 강인한 투지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수퍼컵을 통해, 무사와 조성환의 수비력이 이전보다 향상 되었음을 확인시켰다. 두 선수의 리딩이 더 늘었지만, 그중에서도 무사는 3백 라인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조성환은 이전보다 활동폭이 넓어졌고,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순발력이 보완 되었다.

수비진의 허점은 마토에게 있었다. 팀에 합류한지 3일 밖에 안된 마토에게, 무사와 조성환 처럼 뛰어난 수비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위치선정과 볼 걷어내기가 불안하고, 수비 운영이 좋지 않았다. 아직은 팀에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대인방어가 뛰어나, 동료 수비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앞으로 수원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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