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억지로 뛰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된다."
이란의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 칼리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8분 만에 부상 악령이 들이닥쳤다. 베이란반드는 잉글랜드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쳐내려다가 상대 선수를 막으려던 팀 동료 마지드 호세이니와 부딪혔다. 베이란반드의 턱과 호세이니의 얼굴이 강하게 정면 충돌한 것. 베이란반드는 즉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코에 출혈이 발생했다. 뇌진탕 부상이 우려스러웠던 상황.
베이란반드는 오랜 시간 누워서 치료를 받았고,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진 뒤 뛰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다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국 이란은 교체를 지시했다. 후보 골키퍼 호세인 호세이니가 급작스럽게 골문을 지키게 되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머리를 감싸며 답답한 심정을 표출했다.
주전 골키퍼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베이란반드가 이탈한 뒤 이란 수비진은 와르르 무너졌고 전반과 후반 각각 3골씩을 헌납하며 2-6 완패를 떠안았다. 이로써 이란은 1차전 대패와 주전 골키퍼 부상이라는 두 가지 아픔을 겪었다.
경기를 중계했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즉각 베이란반드를 교체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나스는 영국 'BBC'를 통해 "베이란반드가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그는 더 많은 시간을 뛰길 요구받았지만, 분명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경기에 계속 뛰는 게 옳은 일인지 정말 모르겠다. 그는 억지로 뛰는 것 같았다. 말도 안 된다. 의료진이 결정을 내릴 책임이 있다"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계속해서 제나스는 "우리는 경기에서 일어나는 뇌진탕 부상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치매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면서 "베이란반드가 그라운드에 있지 않아야 했다"라며 쓴소리를 가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