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영웅' 팀이 배우들의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라이브 녹음을 진행해 작품을 완성했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와 윤제균 감독이 참석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동명 뮤지컬을 재탄생해 만들어진 영화 '영웅'은 배우들이 라이브로 넘버를 소화해냈다. 후시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
윤제균 감독은 "'영웅'을 처음 제가 연출을 맡고 결심했던 게 무조건 라이브로 가겠다는 거였다. 그 결심과 함께 모든 고통이 시작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너무 많이 힘들었고 한겨울에도 소리 때문에 패딩을 입지 못하고 세트장 밑에 담요를 깔아야 했다. 야외 로케 촬영을 할 때는 벌레 소리 퇴치를 위해 방역을 해야 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촬영이었지만 그래도 라이브로 간다는 걸 결정한 것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 그래서 여기 있는 배우분들을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경험이 많은 정성화에게도 이 현장은 어려웠다.
그는 "영화 같은 경우엔 모든 화면에 표정을 디테일하게 담지 않나. 노래를 하다 보면 고음을 하기 위해선 눈이 올라가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게 영화에 담기면 자연스러운 연기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걸 하지 않고 노래를 잘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통스럽게 연구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소리를 크게 지르면 박자를 맞추기가 어려워진다"며 "소리를 크게 내면 골이 울리고, 그럼 백그라운드 뮤직이 들리지 않는다. 정확한 박자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과 기술적으로 논의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화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으니, 뮤지컬 작품 자체가 처음인 김고은에겐 더 힘든 일이었다.
"'영웅' 뮤지컬 노래도 알고 있었고, '연습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는 김고은은 "아무것도 안 되더라. 좌절을 많이 느꼈고, 많이 울기도 했다. '왜 한다고 얘기를 했을까', '난 왜 이렇게 생각이 짧았을까'. 노래도 단기간에 발전을 이루기가 힘든데, 내맘대로 안 되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고충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총 세 곡을 부르는데 세 곡 다 격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오열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이라, 처음엔 자신 있게 '라이브로 해야 잘 담길 것 같아요'라는 경솔한 발언을 했는데, 현장에 가니까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안 되더라. 현장에서는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더 집중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자 윤제균 감독은 "(김)고은 씨도 최종 완성본을 안 봤는데 뮤지컬을 찍을 때 세 번의 녹음을 한다. 사전 녹음, 라이브 녹음, 후시 녹음. 결론적으로 설희 부분도 대부분 다 라이브"라고 짚어줬다.
안중근의 동지로 분한 조재윤 역시 고충을 전했다.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 뮤지컬 몇 개 했던 것 뿐"이라며 캐스팅 소식에 기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저랑 배정남 씨는 솔로곡은 없다. 듀엣곡이나 합창곡인데, 각자 파트가 있지 않나. 이렇게 훌륭하고 멋있고 노래와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 하니까 저도 업그레이드가 되고 노래를 잘하는 것처럼 되더라"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또한 박진주는 "고은 씨가 저희보다 먼저 촬영을 했고, 통화를 했는데 호되게 당했다더라. 같이 위로를 해주면서도, 두려움에 떨면서도, '나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갔다"며 "현우 씨랑 저랑 오열을 하면서 불러야 하는 신이 있었는데 해외 로케 촬영이라서 해외 스태프들이 도와주면서 촬영을 했는데, 감독님이 팔불출이라서 거기 스태프들한테 '대한민국 최고의 노래 잘하는 배우들이 여기 와서 촬영을 하는 거다'라고 설명을 한 거다. 거기 스태프들이 저희 하는 거 보고 물음표가 다들.."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윤제균 감독은 "우리나라 여배우들 중에 노래로는 김고은, 박진주 배우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잘하는 분들이다. 이건 팩트"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영웅'은 오는 12월 개봉한다.
사진 = 고아라 기자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