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카타르에서는 손흥민 없는 플랜B 전술을 실제 사용할 수도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장도에 올랐다. 벤투호는 카타르로 떠나 현지 시간으로 14일 새벽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한다. 16일 손흥민이 마지막 멤버로 대표팀에 합류하면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까지 컨디션 회복 및 전술 훈련에 매진할 예정이다.
벤투호는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한다. 조추첨 당시만 해도 쉽게 볼 수 없는 조편성이지만, 16강 진출이 불가능한 조도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최근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벤투호 에이스 손흥민이 안면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아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루과이와 포르투갈 등 16강 경쟁 상대국은 주전급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연일 골을 펑펑 터트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특히 손흥민의 경우, 최종 명단에는 포함 됐지만 대표팀 합류 후 곧바로 훈련을 진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알 수 없다. 훈련이 가능하더라도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정상 컨디션으로 임하게 될지도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낙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이미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상태를 고려해 예비 선수로 오현규(수원 삼성)을 데려갔다.
만약 손흥민이 낙마하게 된다면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꺼내든 백5(파이브백) 전술이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막강한 우루과이 포르투갈전에서 수비수를 많이 두고 방어에 중심을 둔 뒤 공격을 천천히 전개하는 그림이다.
아이슬란드전 당시 벤투 감독은 김영권 박지수 권경원을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고, 좌우 윙백에 홍철 윤종규를 투입했다. 중원에는 백승호 정우영이 섰고 권창훈과 송민규가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을 도왔다.
익숙하지 않은 전술이었다. 벤투 감독 부임 기간 동안 백5 혹은 백3 전술을 사용한 건 5번이 채 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 선수들은 위치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패스 실수도 잦았다. 아이슬란드의 강한 압박에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 것도 힘들어하는 장면도 나왔다. 벤투호는 결국 1-0으로 이겼으나 전술 적합도에 있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따른다.
물론 손흥민이 마스크를 써서라도 경기를 뛸 수 있다면 베스트다. 손흥민을 빼고 그동안 계속 써왔던 4-3-3 혹은 4-2-3-1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손흥민이 1차전, 길게는 2차전을 거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플랜B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벤투호는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플랜B 전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플랜B와 백5가 우루과이전 앞둔 벤투호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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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