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의 '영웅 킬러' 본능은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완벽한 투구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동료들을 치켜세우는 동시에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가볍게 웃어 넘겼다.
SSG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1 완승을 거뒀다. 전날 6-7 석패의 아쉬움을 털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오는 4~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3~4차전을 준비하게 됐다.
선발투수로 나선 폰트는 7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3회초 야수들의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최고구속 154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키움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폰트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키움 상대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로 펄펄날았던 기세를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가면서 1차전 패배로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폰트는 2차전 종료 후 "팀이 이겨 너무 기쁘다. 내가 승리투수가 됐지만 나혼자 힘이 아닌 팀 전체가 100%를 쏟아부었기에 가능했다"며 "오늘 승리는 팀 전체 모두가 누려야 하는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3회초 만루 위기 때는 당황하지 않았다. 조금 더 집중력을 높이려고 노력했는데 1실점만 하고 이닝을 끝낸 게 의미가 컸다"며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이재원이 오늘 완벽한 포수였다. 타자마다 구종도 잘 섞어 사인을 내줬고 상하, 좌우 코너워크를 잘 활용해 준 덕분에 마음 놓고 던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3회초 선두타자 김휘집의 볼넷 직후 홍원기 키움 감독이 심판진에 어필한 '부정투구' 의심에 대해서는 웃어 넘겼다. 홍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폰트 모자챙에 색깔이 진한 부분이 있었고 공에 끈적이는 부분이 보여서 확인차 심판에 얘기를 했다"며 "심판진이 시즌 중에도 내가 어필한 부분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폰트는 이에 "올 시즌 내내 투구 후 모자를 만지는 습관이 있었다"며 "원한다면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모자를 체크해봐도 좋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사진=인천,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