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의 주인공 오현규가 소감을 전했다.
수원삼성이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2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고 잔류를 확정지었다.
수원은 전반 16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9분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연장 후반 15분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지며 극적인 잔류를 이뤘다.
이날 극장골의 주인공 오현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90분 안에 모든 걸 끝낼 거라고 했는데 길어져서 선수들, 팬들 모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 안 가고 끝내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방송 인터뷰 때 눈물을 보인 오현규는 “경기 끝나고 울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질문을 받으니 올 시즌 동계때부터 파라노마처럼 오늘 경기까지 흘러갔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고 부상도 참으면서 끌고 왔다. 그런 기억들이 생각이 나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는지 묻자 오현규는 “1차전 때 올 시즌 들어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다. 보통 다른 경기를 뛰면 몸이 힘들거나 잠을 잘 못자는 스타일이 아닌데 1차전이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고 힘들어서 누적된 것인지 피로감이 많이 느껴졌다. 오늘도 프레시함이 없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병근 감독과 포옹을 나눈 오현규는 “감독님께서 항상 저를 믿는다고 부담 아닌 부담을 주시는데 항상 감독님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골을 넣으려고 하고 자신감을 갖고 120분 간 지쳐도 쥐어 짜면서 하나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선배인 염기훈과 양상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는데 오현규가 마음의 짐을 던 셈이 됐다. 그는 “형들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고 여기까지 끌고왔다. 형들이 다른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은퇴할 수 있게 돼 다행이고 가슴 졸이게 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저희가 잔류하게 돼 그 마음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곧 대표팀 합류를 앞둔 오현규는 “대표팀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소속팀이 너무 중요하고 소속팀에서 잘해야 대표팀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잘 하고 마음 편하게 가고 싶다고 자면서도 백번 넘게 생각했다. 잘 마무리를 지어서 대표팀에 가서 잘 하고 오고 싶다”고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최종 명단이 닫히지 않았다고 한 것에 대해선 “저처럼 처음 가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겁없이 부딪히고 도전하면 저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의 의미를 짚어달라는 질문에 오현규는 “어제 코칭스태프실에서 오장은 코치님과 ‘부담이 크다’고 말했더니 ‘선수 생활동안 이런 경험을 못 하는 선수도 있으니 즐겨라’라고 하셨다. 잔류를 확정짓는 경기였지만, 저 스스로 이런 빅매치에서 강해졌고 어떤 경기를 하더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부터 돌이켜보면 많이 발전했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전 라커룸 앞에 걸려있던 문구를 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고 밝힌 오현규는 “팬들이 정말 간절하셨다고 생각했다. 팬들을 위해 이겨야 겠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경기를 이기면 팬들에게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2022시즌 정말 힘들었지만, 마무리는 기뻤다고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저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됐고 이겨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