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좋은 말만 가득할 취임식이었지만,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달랐다. 자신의 포부와 다짐을 이야기하면서도 선수들에게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16대 삼성라이온즈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해 감독대행직을 맡아 소방수 역할을 했던 박진만 감독은 시즌 막판 0.560(28승22패)의 성공적인 성적으로 시즌 후 정식 감독에 취임했다. 박진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3년으로,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천만원, 옵션 연 5천만원 등 최대 12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다.
이날 취임식 단상에 오른 박진만 감독은 긴 취임 소감을 전하면서도 단 한 번도 구성원들과 눈을 떼지 않았다. 준비한 원고는 있었지만 단상 위 원고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선수들과 기자단의 눈을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취임사를 했다. 삼성 관계자는 “준비된 원고가 있긴 한데 이렇게 길진 않다.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이어나가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윽고 박 감독은 선수단 쪽으로 몸을 돌려 선수들을 향해 단호한 당부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박 감독은 “기본기가 중요하다. 기본기의 틀 안에서 적극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부탁드린다”라면서 “그리고 팀 분위기를 해치는 상황,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져 있거나 해이한 모습을 보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조치할 것이다. 여러 분들은 프로고, 프로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라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이야기했다.
이내 박 감독은 “이런 말을 했지만 나는 선수들을 잘 믿고 있다. 여러분들이 (시즌 막판) 보여줬던 활기차고 패기 있는 플레이.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23년시즌이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라면서 “앞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들과 선수 여러분, 가족들을 위해서 그라운드 위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어주시길 바란다. 여러분, 파이팅!”이라고 말하며 취임 소감을 마무리했다.
아이컨택부터 경고까지, 박진만 감독의 카리스마는 취임식도 예외 없었다. 좋은 말만 해야 하는 자리지만, 유튜브로 생중계되고 있는 취임식에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단호하게 강조하며 선수단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