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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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앞에서도 '쿨'했던 명장 "천년만년 감독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기사입력 2022.10.12 12:06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명장은 이별을 예상하고 있었던 듯 차분했다. "언젠가 다가올 일"이었다며 차분히 새 야구 인생을 준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두산은 11일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 3회, 준우승 4회의 빛나는 기록을 남기고 베어스를 떠나게 됐다.

김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언젠가는 팀을 떠나는 것 아닌가. 감독이 천년만년 한 팀에서 있을 수도 없다"며 "내가 현재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도 구단 덕분이기 때문에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90년 OB(두산)에 입단한 뒤 2001년 현역 은퇴 때까지 줄곧 베어스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었다. 1995년 OB의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배터리 코치로 재직하며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줬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SK(현 SSG) 배터리 코치로 잠시 자리를 옮기기도 했지만 2015 시즌 친정팀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감독 데뷔 첫 시즌부터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젊은 명장의 탄생을 새롭게 알렸다.

두산은 김 감독의 지휘 아래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6, 2019 시즌 통합 우승과 KBO 역사상 최초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두산이 올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9위로 추락한 가운데 김 감독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 "팀의 장기적인 방향성 등을 고려해 김 김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두산의 입장이다. 11일 오전 최종 결정을 내린 뒤 김 감독에 이를 전달했고 공식 보도자료 배포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은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재계약 불가) 결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나도 내 나름대로의 계획을 앞으로 세우려고 한다"며 "일단 당분간은 아무 생각 없이 충분히 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 베어스 팬들은 평생 잊지 못한다.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 전체에 울리는 게 정말 큰 힘이 됐다. 보내 주신 성원에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은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야구' 없는 가을도, 지도자 생활 시작 이후 처음 겪는 10월 휴식도 아직은 낯선 게 사실이다. 처음 감독이 됐을 때와 다르게 떠나는 감독의 입장에서 쏟아지는 전화를 받는 일도 그렇다.

김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전화를 주시는데 나도 어색하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사실 할 말도 없다"고 웃은 뒤 "감사하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간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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