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0 07:18 / 기사수정 2011.04.20 07:18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초강수다. 4일만의 선발등판이다.
SK 에이스 김광현(23)이 20일 문학 LG전에 전격 선발 등판한다. 애당초 21일 LG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지난 16일 목동 넥센전 이후 단 4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1패 평균자책점 5.65로 좋지 않은 스타트를 한 김광현이 고작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제구력 안정
아무도 이날 김광현의 선발 등판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이날은 김광현이 아니라 지난 14일 문학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던 송은범의 등판 순번이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이를 뒤집었다. 김광현의 제구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등판 간격을 좁혀 제구력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김광현은 올 시즌 초반 구위는 나쁘지 않지만 제구력이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면 마비를 이겨내느라 스프링캠프서 훈련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 3경기서 1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5일 잠실 LG전서 6⅔이닝을 소화했으나 10일 문학 삼성전과 16일 목동 넥센전서 3이닝과 4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3경기 피안타의 합계도 13개였으나 확실히 제구력이 흔들린 탓에 다소 도망가는 투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17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김광현의 제구력이 좋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었고, 불펜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김 감독은 에이스의 상징성을 생각해 불펜행 지시보다는 예정된 등판 일자를 앞당겨 본격적으로 김광현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기 싸움
시즌 초반부터 LG 박종훈 감독은 특정팀 약세 현상을 없애야 가을 잔치에 참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는 곧 작년 4승 14패 1무로 일방적으로 밀렸던 SK전에 총력전을 다하겠다는 뜻과도 같다. 실제로 LG는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서 1승 2패로 밀리긴 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근 감독도 이러한 LG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김광현을 하루 앞당겨 등판시키는 것도 결국 이번 주중 3연전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
또한 이날 LG 선발은 작년 여름 SK서 이적한 박현준이다. 경쟁이 심한 SK 불펜서 빛을 발하지 못했던 박현준은 LG로 이적한 이후 많은 등판 기회를 잡으며 가능성을 비췄고, 올 시즌에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3선발로 연착륙했다. 최근 토종 에이스들의 연이은 부진 속에 가장 잘나가는 토종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박현준이다. 그러한 만큼 SK 입장에서는 친정팀과 처음으로 조우하는 박현준의 기세를 꺾어놓을 필요가 있고 그 대항마로 SK의 상징인 김광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시즌 초반 부진한 김광현에게 시즌 초반 잘 나가는 박현준과 맞대결을 시켜 오기를 자극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김광현은 17일 목동 넥센전서 4⅔이닝만을 소화했지만 86개라는 적지 않은 공을 던졌었다. 포스트시즌도 아니고 3일 쉬고 바로 선발 등판하는 건 천적 LG전이라고 해도 분명 모험이다. 이날 선발 등판으로 불펜 피칭을 대신 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 선발 등판과 불펜 피칭은 긴장감에서 엄연한 차이가 있다. 김광현과 SK가 이 도박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김광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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