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가니까 너무 편안하다.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자유로워졌다."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기대를 모았던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실점을 기록, 팀의 8-4 승리에 힘을 보태고 시즌 11승을 따냈다. SSG는 김광현의 호투를 발판으로 주중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2위 LG와의 격차를 5경기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김광현 개인으로서는 투구 내용에 100%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팀 승리에 더 의미를 뒀다. 4회말 LG 오지환에 만루 홈런을 허용한 부분은 아쉽더라도 SSG가 이겼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다.
김광현은 경기 후 "일단 2연전 중 첫 경기를 이겼다는 것 자체가 다음날 경기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LG가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어서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등판했다. 피홈런 하나가 아쉽지만 타자들이 워낙 잘 쳐줘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막 후 줄곧 지켜온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진 부분 역시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6일 게임 전까지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 2010년 류현진 이후 첫 규정이닝 1점대 ERA에 도전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지환에 만루 홈런을 허용한 여파 속에 평균자책점이 2.02로 치솟았다. 여전히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에서 '2'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김광현 역시 그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기 위해 적지 않게 신경이 쓰였음을 인정했다. 후반기 시작 후 유독 1회 피안타율이 높았던 부분도 연관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간 건 솔직히 마음이 더 편하다"며 "그동안 1회에 좋지 않았던 건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이 있었다. 스스로 나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변했었는데 앞으로는 과감하게 승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옛날처럼 전광판에 평균자책점이 안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실시간으로 평균자책점이 반영되니까 신경이 쓰이더라. 아웃카운트를 아무리 잡아도 숫자가 안 내려가니까 집중이 잘 안됐다. 원래 타자한테 뭘 던질까를 많이 생각하는 편인데 평균자책점을 더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잔여 시즌 목표도 심플해졌다. 최대한 빠르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고 2018 시즌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준비에 돌입하는 것이다.
2019년 내내 선두를 달리다가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 두산 베어스에 1위를 뺏겼던 아픔은 모두 지나간 일이라는 입장이다. SSG의 기세가 최근 주춤했던 게 사실이지만 김광현은 선두 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광현은 "우리가 너무 잘해왔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얘기해 주려고 한다"며 "2위와 5경기 차이인데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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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