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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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폐기되는 6선발 체제, 왜?

기사입력 2011.04.18 07:21 / 기사수정 2011.04.18 07:2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렸다.

2009년 KIA의 대성공으로 유행 조짐을 보였던 6선발 체제. 5선발 로테이션에 선발 투수를 한 명 늘려 선발진에게 하루 더 휴식을 제공하는 대신 선발 등판 경기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게 해 불펜의 부담도 줄이겠다는 포석. 실제로 올 시즌을 앞두고도 KIA와 함께 삼성, 롯데 등이 적극 고려한 바 있었다. 그러나 개막이 2주가 지난 현재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 5선발도 버거운데…
18일 현재 리그 평균 팀 타율은 0.257. 지난 시즌의 0.270보다 낮지만 작년에도 4월 리그 평균 팀 타율은 0.261이었다. 전력 분석 기법이 발달하고 타자들의 기술발전이 빠른 상황 속에서 여전히 8개구단 4~5선발은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를 지니지 못한 형편. 하물며 류현진(한화) 김광현(SK) 윤석민(KIA)의 공도 국내 타자의 눈에 익숙해지다 보니 고전하고 있다.

그나마 6선발 체제를 잠시나마 고려했던 팀들도 뜻하지 않은 주축 선발의 부진과 부상으로 발목이 잡혀 선발 로테이션을 수정하는 형편이다. KIA는 믿었던 윤석민과 양현종의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삼성은 장원삼의 어깨 통증으로 인한 페이스 저하로 안지만을 선발로 끌어다 쓰는 현실. 롯데도 외국인 사도스키의 부상, 이재곤의 부진 등으로 사실상 6선발 로테이션 가동이 무산됐다.

▶ 총력전 모드…결국 불펜에 방점
심지어 삼성 류중일 감독은 17일 대구 두산전 승리 후 방송인터뷰서 "장원삼이 돌아오면 안지만을 불펜으로 돌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은 장원삼이 이달 말 1군 합류할 경우 표면적으로는 6선발 체제를 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불펜 강화를 선택했다. 심지어 시즌 초반 선발진이 그럭저럭 잘 돌아가는 LG도 봉중근 합류 이후 6선발을 가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5선발도 여러 사정으로 옳게 돌아가지 않아 불펜 부담이 크다. 선발이 긴 이닝을 끌고 가는 팀이 거의 없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선발 투수를 1명 더 추가하기엔 오히려 불펜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KIA는 불펜 집단 부진으로 역전패를 당하는 경기가 늘자 서재응을 한시적으로 불펜으로 돌렸고 불펜이 강한 SK와 두산도 벌써 2차례나 블론 세이브를 범했을 정도다. 여러모로 6선발 체제를 가동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한화 정도를 제외하고 사실상 팀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모든 팀들은 시즌 초반부터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4월 승부론이 대세가 됐을 정도. 그러한 만큼 필승조를 투입시키고도 승부가 뒤집히는 팀의 경우 고스란히 다음날 마운드 운용에 타격을 받게 된다. 팀 분위기마저 다운된다. 때문에 필승 카드로 1선발을 4일 휴식 후 곧바로 쓰는 경우가 빈번하고 5선발을 스윙맨으로 활용해 총력전에 활용하는 처지다. 6선발 체제 구축, 이상과 현실은 다른 모양이다.

[사진=서재응-안지만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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