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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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은데 팬들에게 미안했다" 백정현이 돌아본 인고의 시간

기사입력 2022.09.04 05:3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맛본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좌완 백정현은 예상외로 차분했다. 기쁨보다는 그동안 제 몫을 해내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더 컸기에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백정현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삼성의 4-1 승리와 8위 도약을 이끌었다. 올해 19번째 도전 만에 첫승을 거두고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백정현은 경기 후 "첫승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며 "계속 덤덤하게 준비했고 부족한 부분을 찾고 계속 타자들에게 맞는 이유를 찾으려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정현이 1군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건 지난해 10월 23일 kt 위즈전 이후 무려 315일 만이다. 2021 시즌 14승으로 커리어하이를 찍고 올해도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외려 18경기서 12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고개를 숙였다.

마냥 부진했던 것도 아니었다. 퀄리티스타트 5회가 있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불펜 난조 속에 승리를 날린 경우도 있었다.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26일 한화전에서는 5회초 1사까지 2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지만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교체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지난 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38억 원에 대형 FA 계약을 맺은 탓에 올 시즌을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몸 상태와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성적은 최악으로 흘러갔다.

백정현이 힘들었던 건 승수를 쌓지 못하는 게 아닌 삼성과 팬들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멘탈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미안함은 더 커져갔다.

백정현은 "나는 괜찮은데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나 동료들이 더 마음을 쓰는 것 같아 죄송했다"며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건 삼성이 이기는 걸 보고 싶어서 오실 텐데 내가 나올 때마다 승리로 연결이 안 돼서 너무 미안했다. 어떻게든 빨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 계속 여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등판하는 날 마운드를 이어받는 투수들이 더 큰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며 "오늘 승리를 지켜 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족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잠실 원정인 탓에 경기장을 찾지는 못했지만 TV 중계를 보며 가슴을 졸였을 아내와 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백정현은 "경기가 끝난 뒤 아내와 아기가 생각났다"며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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