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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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최정’… SK 10승 선착 속 상식 파괴

기사입력 2011.04.17 08:06 / 기사수정 2011.04.17 08:0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이번에는 ‘1루수 최정’이었다.

SK가 15일 목동 넥센전서 4시간 40분이 넘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8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2패) 고지에 선착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5경기만에 10승을 달성했던 지난 시즌보다 승수 쌓기 페이스가 빠르다.

최근 SK 김성근 감독은 공개적으로 "생각 속에서 놀면 안 된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곧 상대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플레이를 하면 상대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뜻. 기본적으로 김 감독은 야구에 있어서 완벽주의자다. 때문에 SK를 항상 부족한 전력의 팀으로 평가한다. 그래서 2일 넥센과의 개막전서도 선발로 활용하겠다던 송은범을 계투 요원으로 투입해 리드를 지키는 용병술이 나왔다. 실제로 SK는 개막전을 잡으면서 상승세를 탔다. 상식 파괴가 맞아떨어진 셈.

김 감독의 상식 파괴 전략은 15일 목동 넥센전서 또 다시 이어졌다. 4연승을 내달렸던 SK는 이날 8회까지 5-3으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8회말 믿었던 이승호가 볼넷과 내야안타에 이어 1루수 최동수의 실책을 빌미로 1점을 내줬고, 후속타자 송지만에게 중전적시타를 허용해 단숨에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의 흐름이 묘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운명의 9회말. 정우람이 2아웃를 잡을 때까지 무난한 피칭을 했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루가 됐다. 후속타자는 좌타자 알드리지. 8회말의 악몽이 떠올랐던 것일까. 김 감독은 갑자기 1루수 최동수와 3루수 최정에게 서로 포지션을 맞바꾸라는 지시를 했다.

알드리지가 1루 방면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칠 것을 예상한 김 감독이 1루수 최동수에게 강한 타구가 갈 것을 우려해 선상 수비가 뛰어난 최정을 1루로 돌린 것. 이미 8회말에 실책을 했던 최동수가 알드리지의 강한 타구에 또다시 실책을 하게 되면 그대로 결승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김 감독의 우려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정우람은 알드리지를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2점을 따낸 후 돌아건 10회말 수비서 ‘1루수 최정’은 다시 ‘3루수 최정’으로 돌아갔다.

공교롭게도 SK는 10회초 넥센의 내야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으며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김 감독이 생각했던 최악의 가정은 공교롭게도 SK가 아닌 넥센에서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넥센이 승부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넥센 역시 SK 필승계투조를 두들기며 경기 막판까지 끈질기게  추격했다. 그리고 9회말 당시 알드리지가 3루 방면으로 강한 페어볼을 날렸더라면 3루수 최동수와 1루수 최정이 어떠한 플레이를 합작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참고로 2006년 1루수로 92경기에 뛰어봤던 최정에 비해 최동수의 3루수 경험은 작년에 딱 1경기였을 뿐이었다. 이 역시 분명 모험이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던 최정의 1루수 외도는 당시 최동수보다 최정의 1루 수비를 믿으며 승리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했던 SK 김성근 감독의 또 다른 상식 파괴 용병술이었다. SK가 얼마나 10승 고지 선착에 대한 열망이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진=김성근 감독-최정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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