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윤서 기자) "'멍청하다'고 하셨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5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1-0 승리를 이끈 이의리는 시즌 8승(8패)을 수확했다.
경기 초반은 험난했다. 이의리는 제구 난조를 겪으며 2회까지 사사구 4개를 허용했고, 투구수 49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긴 이의리는 3회와 4회를 삼자범퇴로 끝냈고 5회와 6회 각각 볼넷, 안타 하나씩을 내주며 실점 없이 투구를 마감했다.
경기 후 이의리는 "(한)승택이형 리드를 따라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오늘 날리는 공이 많았는데 직구가 잘 들어갔다"면서 "1회는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아서 나도 답답했는데 수비에서 선배님들이 도와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돌아봤다.
이의리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투구 내용이 향상됐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의리는 "코치님들이 계속 말씀해주신 게 '너무 밸런스를 생각하지 말고 공이 좋으니 그냥 가운데 보고 던져라'고 하셨다. 공을 던지다 보면 밸런스가 잘 맞아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의리는 위력적인 직구를 앞세워 5⅓이닝 노히터 행진을 펼쳤다. 기록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이의리는 "의식하진 않았다. 4회가 끝나고 들어오니 (양)현종 선배님께서 전광판을 한번 보라고 하셨다. 상대 안타가 0개였는데 선배님께서 '공이 그렇게 좋은데 왜 그러냐'면서 '멍청하다'고 하셨다(웃음). 좋은 뜻으로 얘기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초반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이의리를 더그아웃에서 일깨웠다.
이의리는 최근 부진을 잊고 이날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투수 정해영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정)해영이 형과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서로 믿는 사이다. 우리 팀 마무리는 해영이 형이다. 형을 믿는다"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올해 이의리는 경기 출전 횟수, 승리, 이닝, 탈삼진 등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기록들을 이미 넘어섰다.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목표를 세웠을까.
"작년과 똑같이 던지고 있는데 부상을 조심하고 있다. 작년보다 많이 던져서 코치님이 쉬지 않아도 괜찮겠냐고 하셨는데, 나는 괜찮다. 컨디션, 팔 상태 등 전부 좋아서 계속 던지려 한다. 정규 이닝은 넘을 수도 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일 년 동안 다치지 않고 던지고 싶다. 건강하게 시즌을 끝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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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