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6 09:59 / 기사수정 2011.04.16 09:59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권혁이 돌아왔다.
삼성 부동의 왼손 셋업맨 권혁(28)이 지난 15일 대구 두산전에 앞서 1군에 합류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계투요원 권혁의 합류로 삼성 불펜진이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
▶ 정말 괜찮나
권혁에게 작년 가을은 그 누구보다 아팠던 계절이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경기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데 이어 SK와의 한국시리즈서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9.00이라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스트라이크를 좀처럼 던지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총 1⅓이닝 동안 무려 6개의 볼넷을 내줬다. 심기일전해서 올 시즌을 준비했으나 작년 가을의 후유증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어깨 통증이 찾아왔고, 팔 스윙이 느려졌다는 평을 들었다. 동료 투수보다 훈련 진도가 늦어졌고, 결국 1군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뒤늦게 1군에 등록되자마자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오랜만의 실전치고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 2-1로 1점 앞선 가운데 7회초 2사 1,2루서 상대 타자는 최근 타격 컨디션이 상승세인 이종욱. 다행히 고영민의 도루 실패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8회초 선두 타자로 다시 만나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아직도 제구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듯한 모습. 후속 타자 정수빈의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향해 병살타가 됐으나 꽤 잘 맞은 타구였고 김현수에게는 볼카운트 2-0에서 어정쩡한 볼을 던지다가 안타를 허용한 뒤 정현욱과 교체됐다. 다행히 정현욱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하며 이날 권혁의 성적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어깨는 깨끗이 나은 듯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볼이 뜨는 모습이 여전했다. 작년 포스트시즌 당시의 스트라이크를 아예 넣지 못하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여전히 자신 있게 볼을 던지지 못했다. 볼 끝의 위력도 아직은 100%가 아니라서 두산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배트 중심에 맞췄다. 물론 권혁역시 자신의 모든 걸 첫 경기에 다 쏟아 붓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년의 위력을 회복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암시했다.
▶ 기대되는 효과는
권혁은 좌완이지만 100% 컨디션일 때는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는다. 높은 타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직구 하나만으로도 타자를 압도하기 때문. 여기에 아주 정교하지는 않지만 커브와 스플리터도 있다. 정상 구위만 되찾는다면 쉽게 난타당할 스타일은 아니다. 일단 구위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예전처럼 1~2이닝을 하루, 이틀 걸러 소화하기는 어려울 전망. 결국 그때까지 신인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임현준의 호투가 계속 필요한 실정이다.
권혁이 위력적인 구위를 회복한다면 삼성 불펜에 한 층 탄력이 생길 개연성이 충분하다. 오승환으로 바통을 넘기기 직전 1이닝가량을 소화하는 권오준에게 쏠린 부하를 막을 수도 있고, 최근 연속 피홈런으로 주춤하는 정현욱에게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줄 수도 있다. 최근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안지만도 장원삼의 복귀와 함께 불펜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지만, 권혁의 연착륙에 따라서 보직이 선발로 굳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권혁이 제 기량을 찾는다면 삼성 불펜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혁의 컨디션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사진=권혁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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