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선수들의 줄부상 위기. 결국 베테랑이 한 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KT는 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2연승과 함께 위닝 시리즈를 확보, 5위 KIA와의 격차를 5경기로 늘리며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초반은 어려웠다. 시작부터 2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타선은 상대 선발 페냐에게 꽁꽁 묶였다. 하지만 4회말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배정대가 상대 수비의 실수로 출루하며 기회가 만들어진 것. 그리고 이 몇 없는 기회를 살려 박경수가 단숨에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4회말 2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선 박경수는 상대 선발 페냐의 4구 148km/h짜리 투심을 그대로 퍼올려 좌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2를 만드는 동점포이자 박경수의 시즌 첫 홈런, 마수걸이포였다. 지난해 10월 22일 삼성전 홈런 이후 288일 만에 쏘아 올린 홈런포였다.
사실 올 시즌 박경수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기 59경기 동안 박경수가 거둔 성적은 타율 1할1푼1리(90타수 10안타), 4타점. 박경수는 전반기를 돌아보면서 “최고참에 주장도 하고 있는데 개인 성적도 좋지 않으니 솔직히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유가 있었다. 부상 재활이 늦어진 것이 컸다. 박경수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하다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팀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박경수는 팀의 주장으로서 우승 후 여러 대외 활동을 하느라 재활에 매진하지 못했다.
박경수는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초기 재활을 잘 못했다. 그러다보니 시즌 준비가 조금 덜 됐던 게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그래도 그건 프로 선수로서 변명이다. 지금은 만회하기 위해 최대한 일찍 나와 운동도 많이 하고 몸도 잘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KT에서 박경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장과 최고참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오윤석과 장준원 등 KT 내야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박경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박경수의 이날 홈런포는 의미가 더욱 깊었다. 박경수 개인의 부진을 씻어내는 마수걸이포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힘들고 지쳐있을 때 팀의 분위기를 살리는 고참의 소중한 한 방이었다. 박경수 역시 “언젠가는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기회였다”라며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풀타임을 온전히 뛰기는 힘들다. 지칠 수도 있고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쉬었다가 나가는 선수들이 뭔가 해줘야 팀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나도 고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빠진 선수들이 복귀하기 전까지 빈자리를 메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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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