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3 09:45 / 기사수정 2011.04.13 10:15
KIA 외국인 우완 아퀼리노 로페즈(36)가 '이닝 이터'로 부활할 조짐이다. 로페즈는 12일 광주 넥센전서 선발 등판, 8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내며 다승 부문 공동 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특히 2경기 연속 8이닝을 소화한 것이 눈에 띈다. 로페즈는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서도 8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이로써 2승 평균자책점 1.69. 구위 자체가 14승 5패 평균자책점 3.12로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던 2009년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2009시즌 로페즈는 그야말로 '효자 용병'이었다. 조정훈(공익근무), 윤성환(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으며 평균자책점은 김광현, 전병두(이상 SK)에 이어 3위였다. 그런데 이 성적은 무려 190⅓이닝을 던져서 나온 기록. 당시 괴물 류현진(한화)의 189⅓이닝보다 많은, 진정한 '이닝 소화의 제왕'이었다. 선발로는 26경기에 나서 182이닝(평균 7이닝)을 소화했다.
당시 로페즈는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절묘하게 걸치는 직구와 뚝 떨어지는 싱커로 한국 무대를 접수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더그아웃 난동 등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그는 윈터리그를 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올 시즌 KIA와 재계약을 했다.
힘을 비축한 덕분인지 2년 전의 구위를 완전히 되찾았다. 직구와 싱커의 위력이 워낙 좋다 보니 가끔 던지는 슬라이더와 스플리터에도 타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매뉴얼은 타자들의 공격적인 타격을 부르는 법.
이날 로페즈는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 3개를 솎아내는 데 그쳤으나 단 98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절약의 효과를 봤다. 그야말로 이닝은 많이 먹는 대신 본인의 부담은 줄이는 경제적인 피칭의 진수였다. 특히 불펜진의 부담이 줄어든 건 최고의 수확이다.
개막 이후 KIA는 의외로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로페즈 만큼은 든든히 선발진을 지켜주고 있다. 최근 조범현 감독은 서재응을 임시로 불펜으로 돌리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무엇보다도 ‘이닝 이터’ 로페즈를 믿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향후 KIA는 로페즈가 등판하는 날 불펜 투수들을 아끼는 대신 기존 6선발 체제가 아닌 5선발 체제로 전환, 불펜의 힘을 보강하고 그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로페즈가 많은 이닝을 소화할 때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참고로 로페즈는 2009년 4월 선발로 3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전적이 있다. 그러나 선발승은 단 1승. 2년 뒤인 올 시즌, 출발이 더욱 좋다. 로페즈가 '이닝 이터'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아퀼리노 로페즈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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