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레이스 시작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와 함께 드라마 같은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롯데는 20일 우투좌타 외야수 잭 렉스와 총액 31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DJ 피터스를 웨이버 공시한지 이틀 만에 대체 외국인 타자 영입을 마쳤다.
피터스는 전반기 85경기에서 타율 0.228 72안타 13홈런 48타점 7도루 OPS 0.701의 성적을 기록했다. 출루율(0.299)과 득점권 타율(0.215)에서 알 수 있듯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도 생산성이 최악이었다. '공갈포'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었고 중견수 수비 역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반기를 6위로 마감한 롯데는 5위 KIA를 4경기 차로 쫓고 있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다. 타선 강화 없이 5강 다툼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승부수를 던졌고 렉스의 방망이에 기대를 걸게 됐다.
렉스는 올 시즌 텍사스에서 타율 0.265(34타수 9안타) 3타점, 트리플A에서는 타율 0.331(121타수 40안타) 6홈런 21타점 OPS 1.000으로 타격에서 강점을 보여줬다.
여기에 선구안에서 피터스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렉스의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은 0.386으로 통산 타율 0.298대비 1할 가까이 높다. 올 시즌에는 출루율 0.421로 공을 고르는 능력이 한층 더 발전했다.
피터스는 타고난 하드웨어에 비해 선구안이 부족했다. 2019년 트리플A 57경기서 출루율 0.388을 찍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0.319로 뚝 떨어졌다. 외국인 타자와 정면승부를 극도로 피하는 KBO리그 특성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한국을 떠나게 됐다.
타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들은 렉스가 최소한 피터스보다는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영입 리스트에 포함시켰던 선수였던 만큼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A 구단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렉스는 괜찮은 선수다. 현재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이 역대급으로 힘든 상황에서 롯데가 좋은 선택을 했다고 보여진다"며 "렉스는 기본적으로 트리플A에서 꾸준히 성적이 나왔던 선수였기 때문에 KBO 대부분의 팀들이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적어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렉스가 폭발적인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피터스보다 안정적이고 계산이 되는 성적을 보여줄 거라고 예상된다"며 "기본 이상의 파워를 갖췄고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볼 때 피터스보다는 더 높은 확률로 팀 공격에 기여할 수 있다. 주루는 평범하지만 타격과 수비는 안정감이 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B 구단 스카우트 담당자 역시 "시즌 중 대체 선수로 합류한 외국인 타자의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아 렉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롯데가 피터스로는 후반기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나. 렉스의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선구안과 컨택은 더 뛰어난 선수인 만큼 얼마나 빠르게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렉스는 이르면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시차적응과 컨디션 조절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다음 주말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 KBO 공식 데뷔가 유력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