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손흥민과 K리그, 토트넘이 3년 전 악몽으로 남은 '노쇼' 사태를 경기 전 쏟아진 폭우에 모두 씻겨낼 만큼 아름다운 추억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선사했다.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 경기에서 토트넘이 6-3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에릭 다이어의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고 팀K리그는 조규성이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에 김진혁의 자채골이 나왔고 라스가 다시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케인과 손흥민이 각각 멀티골을 넣으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아마노 준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팀K리그와 토트넘의 이벤트 경기답게 많은 볼거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 전, 주최 측인 쿠팡은 선착순으로 K리그 팬들에게 기념 굿즈를 선물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팬들이 앉은 N석에선 카드 섹션을 준비해 진행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선수들의 몫이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각 팀당 2명씩 차출된 팀K리그는 토트넘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토트넘 선수들은 전반 초반에 약간 고전했지만, 이내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양 팀 합계 9골이 폭발했다.
하프타임엔 작은 이벤트가 진행됐다. K리그1 12개 팀 마스코트, 그리고 토트넘 마스코트 릴리와 처피가 참가하는 쿠팡플레이 마스코트컵 대회가 열렸다. 터치라인에서 센터서클 끝까지 달리기 시합을 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마스코트 쇠돌이는 압도적인 스피드로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는 오랜만에 올스타전다운 올스타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과 함께해 더욱 의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3년 전, K리그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씻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상처를 안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유벤투스의 기억을 씻어줬다.
연기된 일정과 교통체증으로 인한 본 경기 지각 사태, 그리고 상처에 방점을 찍은 호날두의 '노쇼'까지 3년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무리한 일정을 준비한 K리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이번엔 확연히 달랐다. 이번 시즌부터 K리그가 자본력을 갖춘 쿠팡플레이와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이번 시즌 역시 무리한 일정 속에 이벤트 경기를 잡았단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적어도 3년 전의 허술한 행사 진행, 그리고 노쇼 사태는 없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과 케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해 각각 멀티골을 터뜨렸고 다른 토트넘 선수들 역시 프리시즌 첫 경기답게 성실한 자세로 임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K리그 선수들도 토트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일정 탓에 힘듦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팬서비스와 좋은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손흥민, K리그와 토트넘은 이제 더 이상 3년 전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만큼 아름다운 밤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제 K리그와 토트넘은 각자의 일정을 소화한다. K리그는 오는 16일 경기를 치른 뒤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쉽으로 인해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토트넘은 오는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세비야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 번째 친선 경기를 갖는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