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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아 강남아 꼭 우승해라"...'선수택'이 남긴 마지막 당부 [박용택 은퇴식]

기사입력 2022.07.03 22:09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기사를 보니까 KBO 역대 영구결번 중 나만 우승 경험이 없다고 콕 짚었더라고요."

LG 트윈스 레전드 박용택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진행했다. KBO리그 역대 16번째, LG 구단 역대 3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되며 트윈스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KBO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 규정에 따라 3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뒤 잠실의 외야 그라운드를 정들었던 LG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밟았다. 잠실야구장을 가득 메운 2만 3750명 만원 관중의 열렬한 격려와 환호 속에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박용택은 2002년 데뷔 후 2020년 현역 마지막 시즌까지 19시즌 통산 1군 2237경기 타율 0.308 2504 안타 213홈런 313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1회, 타격왕 1회, 도루왕 1회, 득점왕 1회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국가대표로도 2006 WBC에 선발돼 대한민국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레전드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박용택이 19 시즌 동안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은 건 6번뿐이었다. 루키 시절인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단 한 번도 가을의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한 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절친한 후배 박경수가 지난해 kt 위즈에서 통합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고 비슷한 또래인 유한준이 우승 트로피를 품고 은퇴한 것과 대비됐다.

박용택 역시 우승이 없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강하다. 박용택은 은퇴식에 앞서 "우승을 한 번도 못하고 은퇴하는 게 얼마나 아쉬운 마음인지 선수 때는 잘 모른다"며 "지난해부터 해설자로 일하면서 아주 친한 박경수가 우승하는 걸 봤고 유한준도 은퇴 시즌 첫 우승을 맛봤다. 너무너무 부럽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프로야구 19년을 하면서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박용택보다 앞서 LG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적토마' 이병규의 경우 2007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즈에서 재팬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국가대표로도 1998 방콕 아시안게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우승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었지만 박용택은 국가대표팀과 LG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박용택은 이 때문에 은퇴식 직전 후배들과의 인사에서 주장 오지환에게 꼭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이뤄줄 것을 부탁했다. 차명석 LG 단장에게 팀이 우승할 경우 자신도 우승반지를 받기로 확답을 받았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털어놓으면서 LG가 꼭 정상에 서기를 기원했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에서 멈춰 있는 상태다.

박용택은 "오지환에게 이병규, 조인성, 박용택, 이진영, 류지현, 서용빈까지 아무도 우승 주장을 못해봤다. LG가 우승하면 너가 노찬엽 선배 다음이니 얼마나 멋진 일이냐고 했다"며 "LG 3번째 우승을 이끌라고 했는데 얘는 부담스러운지 쓸데없는 이야기만 했다"고 웃었다.

박용택에게 꼭 우승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 오지환뿐이 아니었다. 이날 시구자로 나선 박용택의 공을 받은 LG 포수 유강남 역시 박용택에게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들었다.

유강남은 "선배님께서 시구 후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제가 잘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저도 힘찬 목소리로 '꼭 해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선배님의 은퇴 경기를 이기면서 끝낼 수 있어 기쁘다"고 설명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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