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명이 변호사] 김호영은 최근 개인 SNS에 공연장 스티커과 함께 "아사리판은 옛말. 지금은 옥장판"이라고 게시했다. 이를 두고 옥주현이 출연하는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내용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추측성 기사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옥주현 측은 지난 20일 김호영과 악플러 2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게시에 해당하기에 일반 명예훼손 보다 형이 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을 주요 혐의로 고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것이든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에 사건의 경과에 따라 옥주현이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
공소가 제기되더라도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는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다. 일반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경우 처벌되지 않으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비방의 목적'이라는 구성요건이 있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지는 않는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거짓의 사실일 경우에는 그보다 엄격히 보아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호영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하고 ▲사실 적시 행위가 있어야 한다. 김호영에게 옥주현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표현이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의견 표명에 불과한지의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란 표현이 구체적인 사실 적시가 아닌 불만이나 의견 표시라고 평가된다면 모욕죄 성립 여부를 다퉈볼 수는 있겠으나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다. 문제되는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게 된다.
비방할 목적이란 사람의 인격적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목적을 말한다. 추측성 기사들이 혹여나 사실이라 전제하더라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김호영에게 옥주현에 대한 인격적 평가를 저하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은 지난 13일 제작사의 캐스팅 발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거졌다. '엘리자벳'에서 두 차례 엘리자벳 역할을 맡은 김소현이 10주년 기념 공연에 빠졌다는 지적이 등장한 것. 이에 대해 제작사는 "라이선스 뮤지컬 특성상 '엘리자벳' 캐스팅은 주·조연을 포함해 앙상블까지 모두 원작사의 최종 승인이 없이는 불가하다"고 논란을 부인한 바 있다. 이 입장은 말 그대로 원작사가 최종 승인을 했다는 뜻일 뿐이어서 논란 진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결국 옥주현은 예고한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김호영 소속사는 김호영이나 소속사에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늬앙스로 입장을 발표했다.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사실관계나 추측성 보도와는 다른 이슈가 있다는 의미인지 입장이 다소 모호하긴 하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고소만이 능사일까? 명예훼손의 경우 사안에 따라서는 고소 자체가 이슈를 확대 및 재생산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다. 수사를 통해 의혹의 사실여부가 확인될 수 있을지, 대중들이 석연치 않게 바라보는 부분들이 오해로 밝혀지고 순리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최명이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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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기자 jabongd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