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또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마마무 솔라가 뮤지컬 ‘마타하리’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이다 젤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EMK오리지널의 첫 작품으로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했다. 현재 샤롯데씨어터에서 삼연을 올리고 있다. 5년 만에 돌아온 ‘마타하리’는 새로운 캐릭터와 넘버를 추가하고, 주인공 마타하리의 내면을 부각했다.
솔라는 타이틀롤인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 전설적인 무희 마타하리 역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 옥주현과 같은 역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솔라는 그룹 마마무(솔라, 문별, 휘인, 화사) 멤버다. 2015년 MBC에브리원 드라마 ‘상상고양이’로 연기에 처음 도전했는데 뮤지컬은 ‘마타하리’가 처음이다. 처음부터 대극장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에 궁금증과 우려가 공존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기우다. 가요계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만큼 넘버를 무리 없이 부른다. 노래와 비교해 대사 소화는 다소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극에 몰입을 해치거나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마타하리는 감정의 변화를 복합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 흑발에 갈색 눈, 올리브 피부, 이국적인 외모를 자랑하며 '여명의 눈동자'라는 뜻을 지닌 예명 마타하리로 더 잘 알려졌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어렵게 자란 마타하리는 학교 교장의 성희롱을 견디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스무 살쯤 동인도제도(지금의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군 대위로 근무하던 20살 연상 맥레오드와 결혼했고 자바섬으로 건너갔다. 딸, 아들이 태어났지만 남편은 폭행을 밥 먹듯이 했고 문란한 성생활로 성병에 걸린 남편 때문에 아들을 잃었다.
마타하리는 이혼하면서 유럽으로 돌아왔고, 물랑루즈에서 자바섬 전통 무용을 처음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극은 마타하리의 파란만장한 어린 시절과 결혼과 이혼, 서커스단의 일원, 누드 모델로 지내기까지 과정은 축약해 담았다. 이후 아르망과의 사랑, 프랑스와 독일의 이중스파이 활동,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에로틱한 춤을 추는 무희 생활을 하는 마타하리에 중점을 뒀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솔라가 외로움과 고난, 시련을 겪은 마타하리의 응축된 내면을 표현하기 쉽지는 않았을 터다. 물론 남다른 인생을 보낸 여자의 복합적인 감정을 연기로 뿜어내는 표현은 조금 부족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 옥주현이 능수능란하고 치명적인 마타하리라면, 솔라는 신선하고 여린 마타하리다.
솔라와 풋풋하면서도 비극적인 커플 케미를 발산하는 김성식 역시 주목할 만하다. 김성식은 JTBC '팬텀싱어3'에서 인상을 남긴 레떼아모르 멤버다. ‘레베카’, ‘닥터 지바고’ 앙상블에 이어 ‘마타하리’로 단숨에 주연을 꿰찼다.
김성식은 아르망을 연기하고 있다. 마타하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남자로 화려한 삶에 감춰진 마타하리의 이면을 감싸고 사랑해주는 인물이다. 마타하리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순수한 아르망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눈도장을 찍는다. 안정적인 연기과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모인다.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